오후7시에도 32도·습도 60% 육박 고지대 과달라하라와 날씨 천지차 최소 비기기만 해도 조 2위 확정
한국 대기업 많아… 교민 4000여명 대표팀 묵는 호텔 주변 ‘응원 물결’ 23일부터 비공개 훈련 막판 담금질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의 운명을 가를 ‘결전의 땅’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22일(이하 한국시간) 입성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전 10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펼친다. 남아공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를 확정할 수 있지만, 패할 경우엔 멕시코-체코 맞대결 결과에 따라 A조 최하위까지 떨어져 인천행 비행기를 타야 할 수도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른 멕시코 과달라하라는 해발 1500m가 넘는 고지대였지만 최종전이 열리는 멕시코 제3의 도시 몬테레이는 과달라하라보다 1000m가량 낮은 해발 500m에 자리 잡고 있다. 이제 고지대 적응 이슈는 사라졌지만, 홍명보호는 새로운 변수와 마주하고 있다. 바로 ‘찜통더위’라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의 압도적인 고온다습한 날씨다.
“꼬레아 파이팅”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2일 2026 북중미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A조 3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몬테레이에 도착해 교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숙소로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멕시코 교민과 축구 팬들이 몬테레이 숙소 앞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기다리는 모습. 몬테레이=뉴스1·연합뉴스
몬테레이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과달라하라와는 차원이 다른, 숨이 턱 막히는 뜨겁고 습한 공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지난 10년치의 기상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개최하는 16개 도시 중 몬테레이의 경기 시간대 평균기온(섭씨 31.1도)은 미국 댈러스(32.2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과달라하라는 평균 26.8도에 불과하다. 저녁이 되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한국의 가을 날씨를 연상케 했던 과달라하라와 달리 몬테레이는 한국-남아공전이 열리는 오후 7시에도 섭씨 32도, 습도 60%에 육박한다.
댈러스 스타디움은 에어컨이 설치돼 있는 만큼 몬테레이가 사실상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 중 가장 뜨겁다고 보면 된다. 주재원으로 몬테레이에 10년째 살고 있다는 한 교민은 “7월 말, 8월 초 한국의 대구 날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오늘 날씨 정도이면 그리 뜨겁지 않은 편이다. 최근엔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차, LG, 포스코 등 대기업을 포함해 한국 기업 450여개가 진출해 있어 주재원 포함 400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는 몬테레이는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3000여명)보다 한인 교민 숫자가 더 많다. 과달라하라(450명)에 비하면 10배에 달한다. 그만큼 홍명보호를 향한 응원 열기는 체코-멕시코전에 비해 한층 더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홍명보호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쯤 몬테레이의 한 호텔에 도착해 여정을 풀었다. 호텔 주변엔 대표팀 도착 약 2시간 전부터 팬들이 모여들었다. 현지 교민들도 합류해 홍명보호 응원 인파는 100명을 훌쩍 넘었다. 대표팀이 호텔에 모습을 드러낸 오후 4시의 기온은 섭씨 35도에 달했지만, 팬들과 교민들의 얼굴엔 더위로 지친 기색이나 짜증보다는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호텔 문 앞 전광판에는 태극기와 한글 환영 메시지가 등장한 가운데 현지 경찰과 호텔 관계자 등의 삼엄한 경계 속에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하자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캡틴’ 손흥민(LAFC)이 등장하자 팬들의 함성은 극에 달했다. 대체로 비장한 표정으로 들어선 선수들은 환영객들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짓거나 목례를 하며 호텔로 들어갔다.
몬테레이에서만 34년째 거주하며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재범(62)씨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몬테레이에서 월드컵 경기를 하는 날이 오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몬테레이 한인 사회 분위기도 들떠 있다. 직관을 하는 한인들도 꽤 있고, 티켓을 못 구한 한인들도 몬테레이 스타디움 앞에서 응원전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홍명보호는 23일부터 비공개 훈련을 시작으로 무더위 적응력을 높이면서 남아공전 필승을 위한 전술 담금질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