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후회한다며 “어떻게든 드러누워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개인투자자 몰린 것을 우려하면서도 증권사만 이익을 얻는 현 상황을 꼬집은 발언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상품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플레이어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을 개인적으로 심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해당 상품의 회전율이 높을 때는 200%에 가까웠다면서, 이를 통해 증권사가 취할 수 있는 매매수수료는 많게는 1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원장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던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에서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스페이스X 증권신고서도 검토했고 당연히 물량이 배정될 것으로 봤는데, 이런 사태가 일어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환율 부담이 청약규모 축소로 이어져 미배정 사태에 이르게 됐다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선 “환율에 미치는 일시적 영향을 살펴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공모주 배정을 받지 못한 것은 금감원과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스페이스X 공모주를 자사 ETF 상품에 편입한다고 광고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대상으로 주중 현장검사에 착수하고, 액티브가 아닌 패시브 ETF에 상장 당일 스페이스X를 사들인 삼성자산운용도 지수 방법론을 지켰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의 사내대출과 관련해서는 “마음 같아서는 (규제)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계상 한계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임직원 대상 저금리 사내대출 한도를 5억원으로 늘리면서, 기업 사내대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선 “정부 라인에서 전체적으로 검토된 최종안은 보고됐다”면서 “KB금융지주가 쇼트리스트 작업을 하는 7월3일 전에는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10년 만에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수탁자 책임에 대한 원칙) 이행·점검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현재 이행·점검을 하겠다는 주요 기관들은 인력·인프라도 없고 이해상충 소지도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점검 주체엔 금감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