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임금이 500만원을 넘는 임금근로자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 16%를 넘으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제조업에서는 4명 중 1명꼴로 월평균 임금이 500만원을 넘었지만, 보건·사회복지업에서는 비중이 5% 남짓에 불과했다.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출 대기업과 달리 다수의 중소기업은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대·중소기업 간 격차도 커지고 있다.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당장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은 각각 실질소득 감소, 비용 상승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10월) 임금근로자 2248만8000명 중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상여금 포함·세전)이 500만원 이상인 근로자는 37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5%였다. 500만원 이상 임금근로자 규모와 비중 모두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00만원 이상 임금근로자는 29만6000명 늘었고, 비중은 1.1%포인트 커졌다.
산업별 온도차는 뚜렷했다. 임금근로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394만6000명) 가운데 임금이 500만원 이상인 근로자는 94만8000명으로 24.0%에 달했다. 1년 전보다 비중이 2.3%포인트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과 함께 고용시장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보건·사회복지업에서 500만원 이상 근로자 비중은 5.4%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사정은 더 열악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자영업자·소상공인이 포함된 중소기업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평균 0.73%에 달했다. 이는 5대 은행의 합산 수치가 확인되는 2020년 1월 이후 6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0%에서 올해 4월 말 0.65%로 0.15%포인트 오른 데 이어 5월 한 달 동안 0.08%포인트 뛰어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03%에서 지난달 말 0.09%로 늘었으나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 속도에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업·가계를 합한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51%로 집계됐다.
문제는 물가 안정 등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내달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은 가장 ‘약한 고리’부터 영향을 미친다. 식료품 등 필수재 가격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이 쪼그라드는 데다 원리금 상환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역시 자금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경제학)는 “반도체는 슈퍼사이클로 이른바 ‘대박’을 맞은 반면 다른 산업은 죽을 쑤고 있다”며 “수십조원의 초과세수가 확보된 지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국민배당 같은 건 바람직하지 않고, 양극화 완화와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황을 맞은 산업이 지속되려면 연관 산업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반도체·인공지능(AI)과 연관된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다른 산업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 양성과 기존 직원에 대한 교육을 지원해 미래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실질소득 감소와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초과세수를 활용한 금융지원책을 마련해 구매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