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악천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일이 벌어졌다.
FIFA는 23일(한국 시간) 오전 6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이라크의 조별리그 I조 2차전을 악천후로 일시 중단한 뒤 재개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 반경 8마일(약 12.9㎞) 이내에서 뇌우가 감지될 경우 경기를 멈추고 관중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 한다.
하프타임 때 강한 뇌우가 다가오고 있다는 안내와 함께 모든 관중이 지붕이 있는 구역으로 이동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애초에는 하프타임을 약 15분 정도 더 늘리는 수준의 지연이 예상됐지만, 뇌우가 계속되면서 중단 시간은 2시간 가까이 길어졌고 결국 오전 9시가 되어서야 후반전이 시작됐다.
이는 뇌우 발생 후 30분 동안 추가 뇌우가 없어야만 경기를 재개할 수 있다는 안전 규정 때문이다.
중간에 번개가 한 번이라도 다시 치면 30분을 처음부터 다시 계산해야 해, 낙뢰가 반복될 경우 중단 시간도 끝없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FIFA 규정에 ‘몇 시간 이상이면 경기를 취소하거나 다른 날로 연기한다’는 구체적인 시간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FIFA는 상황별로 유연하게 판단한다는 입장이지만, 월드컵은 일정이 매우 촘촘해 경기를 아예 취소하는 선택은 쉽지 않다.
당일 안에 후반을 치르거나 같은 날 뒤로 밀어 재개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완전 취소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폭염도 또 다른 변수다.
특히 오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는 한국으로서는 이미 예고된 위협이기도 하다.
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몬테레이는 여름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날이 잦고, 높은 습도까지 겹쳐 ‘사우나 같은 더위’로 악명 높은 지역이다.
이런 환경에서 축구처럼 고강도 운동을 하면 열사병 등 인명 사고 위험까지 커진다.
다만 폭염만을 이유로 경기가 ‘완전 취소’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는 고온 조건에서 경기 중 쿨링 브레이크(물 공급·휴식)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FIFA는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온도·습도, 체감 환경 등을 종합해 휴식 시간 확대나 경기 연기 여부를 검토하는 입장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남아공전 역시 취소보다는 필요 시 쿨링 브레이크 강화, 킥오프 시간 조정, 일시 중단 후 재개 등 단계적 조치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