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모든 상임위 가져올 수도” 野 “법사위 반환을”

하반기 원구성 기싸움 팽팽

野 “2년간 법안 191건 일방 통과
정청래·추미애 위원장 독재로 일관”

與 “시간 허비 더 안 해” 밝혔지만
민심 이반에 상임위 독식 쉽지 않아

조정식 의장 못 박은 시한 24일까지
“안정적 국정운영과 민생회복을 위해 책임 있는 여당이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를 계속 맡아야 한다.”(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쇼츠 찍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를 위해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우리 당 몫으로 되돌려놔야 한다.”(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하반기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협상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취재진에 원구성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싸고 조정식 국회의장이 ‘24일 정오까지’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요구했지만, 여야는 23일에도 법사위원장직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원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 오르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실상의 국회 ‘상원’ 격인 법사위는 결코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전반기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아 주요 입법 처리가 지연됐다고 보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반기 국회에서 내란수괴 파면과 내란일당 심판, 민생 예산·입법을 통한 민생회복, ‘수사·기소 분리’ 검찰개혁 완수와 ‘사법개혁 3법 관철’ 등 많은 성과를 올린 것은 민주당이 법사위를 맡았기 때문”이라며 “후반기 국회에선 민생과 개혁을 위해 할 일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어 “법사위 문제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생각이 없다”며 “의석수대로 상임위를 배분하든,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책임지고 맡든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역시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것은 대놓고 국정을 전면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내걸고 버티는 것은 협상이 아닌 발목 잡기”라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넘겨받지 않고서는 원 구성 협상이 진전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사위를 가져가서 일도 잘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우리 당도 새로운 관례로 인정했을지 모른다”며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본인의 기분에 따라 증인을 퇴장시켰고, 추미애 위원장은 야당 간사를 선임조차 하지 않으면서 철저히 독재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희용 당 사무총장, 정 원내대표,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허정호 선임기자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전수조사를 해보니 21대 국회 4년 동안 일방 통과시킨 법안이 11건이었지만, 22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민주당이 일방 통과시킨 법안이 무려 191건으로 21대 국회 4년 동안 일방 통과시킨 법안에 비해 20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서 사실상 입법부를 통법부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며 공은 조 의장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반기 국회에서도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자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한 뒤,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선 조 의장이 24일 정오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을 두고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13대 국회 이후 원 구성 협상에 평균 42일이 걸렸는데, 이례적으로 조기 제출을 요구한 것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것이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의 ‘상임위 독식’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는 국회 정상화가 아니라 민주당 독주에 사실상 면허증을 내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은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미래통합당과 협상이 결렬되자 1년간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한 전례가 있다.

다만 민주당이 실제로 ‘상임위 독식’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일각에선 상임위원장을 모두 확보해 민생 성과로 평가받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국정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힘자랑’으로 비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