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선관위 회계검사 착수…"볼 수 있는 것은 다 살펴볼 것"

"직무감찰 어렵지만 회계검사는 헌법상 책무"…자료수집 뒤 내달 실지감사
감사원장 "국민 의혹 해소·법적 조치"…선관위 직무감찰 위해선 개헌 필요 시사도

감사원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부실 선거관리 문제와 관련해 회계검사에 착수했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지난해 결정에 따라 또 다른 권한인 회계검사 방식으로 문제점을 파헤치기로 한 것이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김호철 원장은 이날 감사원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선거에서의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해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이 있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어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늘 회계검사를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료 수집을 해 감사의 범위와 기간을 정하고, 검사 사항을 선정하는대로 대략 7월 정도에는 저희가 실지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사에는 행정안전감사국이 투입되며,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 선관위가 모두 대상이 되는 데다 살펴봐야 할 사항이 광범위해 상당한 인원이 투입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현재 30명 정도의 감사관이 우선 자료 수집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선관위의 직무감찰은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헌법기관에 대한 회계검사는 저희에게 주어진 헌법상·감사원법상의 책무"라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있는 사항을 중점적으로 보겠지만, 그와 연관돼 살펴볼 수 있는 사항은 다 살펴봐야 국민의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검사 사항과 관련해서는 "예산의 편성·운용, 계약관리, 물품의 취득·관리·보존 등을 살펴봐야 하고 공무원의 회계처리 업무 수행도 아울러 보지 않으면 회계검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재정활동 전반은 물론 공무원의 행위까지도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법적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선거 경비의 목적 외 지출이나 부실한 선거경비 정산, 선거장비·물품의 부당 구입 및 장기간 방치 등 그동안 회계검사를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가 있다"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회계 집행이나 재정 운용과 관련한 유의미한 결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선관위를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감사원법을 개정하려는 정치권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규정을 마련한다고 위헌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의문"이라며 "헌법의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외부 통제가 취약한 헌법기관 등에 대해 국가 최고 감사기구로서 부여된 회계검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편익 향상에 역점을 두고 감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며 "공직자가 부득이하게 규정을 벗어났더라도 국민 편익을 높인 공익적 결과가 있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김 원장은 지난 6개월간의 쇄신 성과와 관련해서는 "지난 과오와 비정상적 관행을 성찰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정책감사를 폐지하고 사무처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사전통제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의 중심이 된 특별조사국을 해체하고 본연의 대인 감찰·부패 차단 임무에 특화된 반부패조사국으로 전면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해서는 "지난 시기 소위 '타이거파'(유병호 전 감사위원을 중심으로 한 파벌)가 기승을 부렸다. 인사권, 감찰권의 남용이 파벌과 특혜로 연결됐다"며 "이것이 다시는 거론되지 않을 정도로 엄정하게 인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에 대한 '부실·늑장 감사'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병호) 전 사무총장이 21그램에 대한 대면조사를 서면조사로 하도록 지시한 정황은 파악했는데, 저항이 심해 명확한 사실관계 확정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며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독립성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대통령이 저희의 독립적 지위에 대해 가타부타 관여한 바 없다"며 "저 역시 독립적 지위가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