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와 가까운 후보 3명 모두 승리…"젊은 진보 존재감 확대" JFK 외손자·방송스타도 패배…AI 대리전서 '규제파'도 고배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진보·좌파 진영을 이끄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가까운 '맘다니 사단' 후보 3명이 당내 주류 온건파 현역의원들을 꺾었다.
특히 뉴욕 로워맨해튼과 브루클린 일부를 포함하는 뉴욕 제10선거구 결과는 이번 경선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맘다니 시장과 버니 샌더스(민주·버몬트)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은 브래드 랜더 전(前) 뉴욕시 감사관이 현역인 댄 골드먼 의원을 꺾은 것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개표가 92% 진행된 오후 9시 기준 랜더 후보는 65.8%의 득표율로, 34.0%에 그친 골드먼 의원을 압도했다.
현지에서는 골드먼 의원의 패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연방 검사 출신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첫 탄핵 소송을 이끌며 민주당의 스타로 떠올라 2022년 연방 하원에 입성했다.
그러나 유대인이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인 랜더 후보와 달리, 골드먼 의원의 친(親)이스라엘 견해는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쟁점이 됐다.
제7선거구(퀸스·브루클린)에서도 맘다니 시장이 지지한 민주사회주의 성향의 클레어 발데스 후보가 94% 개표 기준 56.0% 득표율로 승리했다.
제13선거구(브롱크스·어퍼맨해튼)에서도 맘다니 캠프 출신인 신예 다리아리자 아빌라 슈발리에 후보가 개표율 87% 기준 49.4%의 득표율로, 5선인 아드리아노 에스파이아트 의원(46.0%)을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거물 정치인 제리 내들러 의원의 은퇴로 '스타 레이스'가 펼쳐진 맨해튼 제12선거구에서는 유명세와 명문가의 후광이 빛을 잃었다.
존 F. 케네디(JFK) 전 대통령의 외손자이자 소셜미디어 스타인 잭 슐로스버그와 반(反)트럼프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조지 콘웨이 변호사가 인지도를 무기로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지역 기반 후보를 넘지 못했다.
이 선거구에서는 지역에서 입지를 쌓으며 내들러 의원의 후계를 자처한 마이카 래셔 주 하원의원이 개표 87% 기준 39.1%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제12선거구는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인공지능(AI) 대리전'으로도 관심을 모은 곳이다.
강력한 AI 규제법을 이끌었던 알렉스 보어스 주 의원의 연방 진출을 두고 AI 규제 찬성파와 완화파가 거액을 투입해 맞붙었는데, 결국 보어스 후보는 35.0%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뉴욕 민주당 내 세대·이념적 역학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 진단했다.
전통적으로 노동조합과 조직된 민주당 기반에 의존해온 온건파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젊고 진보적인 유권자층을 결집한 진보 좌파 세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과로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으며, 민주당 내 진보 좌파 진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뉴욕주 연방 의원단의 이념 성향을 진보 쪽으로 옮긴 결정적 신호탄으로 평가받는 이번 경선 결과는, 이민·이스라엘·트럼프 문제 등에서 중도파 행보에 불만을 품은 진보 유권자들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현역 의원들도 낙선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통신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