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의 한 민간 위탁 물놀이장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전 후 익사라는 1차 구두 소견을 24일 내놓았다. 사고 당시 수심은 25㎝에 불과했다. 경찰은 조명 전선 누전으로 얕은 물에 전류가 흘러 아이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지자체와 위탁 업체를 대상으로 과실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사고는 지난 21일 오후 2시 42분쯤 전남 곡성군 압록면에 위치한 민간 위탁 체험공원 물놀이 시설에서 일어났다.
전남 보성군에 거주하는 10세와 9세 초등학생 형제가 어머니와 함께 시설을 찾았다.
형제는 물에 들어간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긴급 이송되었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숨졌다.
해당 사고 지점의 수심은 25㎝였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익사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얕은 깊이다.
이에 경찰은 합동 감식을 진행했고, 감식 결과 해당 물놀이 구역 물속에 위험 기준치를 초과하는 전류가 흐른 사실이 확인되었다.
아이들이 물에 발을 담그자마자 강한 전류가 온몸에 전달되었다. 형제는 전류로 인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진 것으로 파악된다.
얕은 물이었음에도 의식을 잃은 피해자가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한 점이 참사의 결정적 요인이다.
◆ 국과수 부검 결과와 누전 추정 경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4일 부검을 마친 뒤 경찰에 1차 구두 소견을 전달했다. 형제의 직접 사인은 익사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감전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물에 빠져 숨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1차 소견의 핵심이다. 국과수는 “감전이 결정적으로 사망에 기여했다”는 취지의 소견을 밝혔다.
감전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최종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설 인근 조명 시설 등의 전선을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선 일부가 물에 닿거나 잠기면서 누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물놀이장 시설의 전기배전 설비를 점검했으나 감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정확한 누전 원인과 경로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 안전 관리 부실 정황
사고 당시 해당 시설은 정식 개장 전 상태였다. 위탁 업체는 수질검사를 진행 중이었고 그 주에 개장을 앞두고 있었다.
이에 다른 이용객은 없었으며 안전요원 등 시설 관계자도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형제는 주말을 맞아 체험공원을 방문했으며 인근에 사는 친인척의 도움으로 개장 전인 물놀이장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수사 방향과 책임 소재 규명
경찰은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관리 실태 등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면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기초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전남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곡성군이 소유하고 민간 업체에 위탁 운영을 맡긴 체험공원 내 시설이다.
공공 시설물에서 발생한 비극인 만큼 군청의 법적 책임 여부 등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공중이용시설의 설계와 설치 및 관리상 결함으로 인해 1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 중대시민재해로 규정된다.
공중이용시설의 실질적인 지배와 운영 권한을 가진 경영책임자나 지자체장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