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70세 이상 버스비 지원조례’ 통과…‘월 최대 14회 한정’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시내버스·마을버스 요금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됐다. 서울시의회는 24일 오후 본회의에서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시는 현행 65세인 지하철(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면서, 무임 대상을 줄여 아낀 재원으로 70세 이상에게 버스비 일부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 70세 이상 버스비 지원 조례 통과

 

서울시의회는 24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병윤 시의원(국민의힘·동대문1)이 발의한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재적 의원 75명 중 찬성 69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안은 시의회 교통위원장인 이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는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 중 서울시장이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고령층의 버스 무임승차를 지원할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됐다. 구체적인 지원 범위와 방법 등은 향후 시가 결정한다.

 

고령층 버스 무임승차는 오세훈 시장의 지난 6·3 지방선거 공약으로, 지하철을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도 교통 복지를 고르게 적용하기 위한 방편이다.

 

다만 시는 버스 무임승차 지원 횟수를 월간 최대 14회로 한정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월 15회 이상 탑승할 경우 정부의 ‘K-패스’를 이용하면 환급금이 지급된다.

 

서울시의회 사무처는 버스비 지원이 도입되면 매년 1000억원 이상, 향후 5년간 총 5788억여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이 제도 시행의 과제로 꼽힌다.

 

◆ 지하철 무임 70세 상향은 별도 조례 손봐야

 

이번에 통과된 조례는 버스요금 지원에 관한 내용만 담겨 있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을 위해서는 관련 조례를 별도로 손봐야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은 복지에 관한 내용인 만큼 시는 먼저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사회적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도입 시기를 확정하진 않았다.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대중교통 요금 지원 범위와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어, 대중교통 무임승차 개편이 언제 적용될지는 유동적이다.

 

◆ “나이 들수록 버스”…무임 개편 배경

 

서울시가 무임 연령 조정과 함께 버스 지원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고령층의 실제 교통 이용 행태가 있다.

 

기존 교통복지가 지하철 무임에 집중돼 있어, 정작 고령층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에는 혜택이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시가 2025년 7월 무임 교통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나이가 많아질수록 지하철보다 버스 이용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65~69세의 버스 이용 비율은 12.8%였지만 90세 이상에서는 37.8%까지 높아진 반면, 같은 구간에서 지하철 이용 비율은 87.2%에서 62.2%로 낮아졌다.

 

고령일수록 병원 진료나 장보기 등 생활권 내 단거리 이동이 많아 버스 의존도가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사회적으로 인식하는 노인 연령도 높아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국민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노인 연령은 평균 71.6세로 나타났고, 6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다만 무임 연령 상향은 그동안 여러 차례 거론됐지만 노인 단체의 반발 등으로 매번 무산돼 온 민감한 사안이다.

 

혜택을 받아온 65~69세에 대한 보완책 등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진통이 예상된다.

 

무임 연령 상향은 65~69세가 누려온 기존 혜택을 사실상 축소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버스비 지원이라는 대체 혜택의 실질 체감도와 사회적 합의 수준이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