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경기 동탄, 구리, 기흥 등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에서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를 물어주는 손해(배액배상)를 감수하면서까지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사례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늘었다. 대출·전매 등 각종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린 데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이른바 ‘삼전닉스 셔세권’(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근 셔틀버스가 다니는 지역) 선호 현상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광역교통망 확충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지역에선 “집값이 더 오르면 계약금을 물어주더라도 손해는 아니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24일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 6곳(화성시 동탄구·구리시·남양주시·용인시 기흥구·안양시 만안구·수원시 권선구)에서 발생한 아파트 매매계약 해지는 총 124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동탄의 올해 1∼6월 계약 취소 건수는 351건으로, 전년 동기(250건)보다 40.4% 급증했다. 동탄에선 이달에만 112건의 계약 취소가 발생했다. 구리에선 같은 기간 125건 계약 해지가 발생하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5.87% 늘었다. 남양주(297건)와 기흥(236건), 만안(87건)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23.75%, 7.27%, 20.83% 증가했다. 권선 지역만 0.65%(153건→152건) 감소했다. 이들 지역 대부분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주를 이뤘다.
그만큼 집값도 뛰었다. 우리은행 자료에 따르면 동탄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8억1276만원으로, 전년 동기(7억4378만원) 대비 9.3% 상승했다. 기흥도 같은 기간 평균가격이 5억7084만원에서 6억1172만원으로 7.2% 올랐다. GTX-B 노선과 한강변 개발 기대감이 맞물린 구리는 6억5962만원에서 7억2126만원으로 9.3% 뛰었으며, 왕숙신도시 조성과 지하철 8호선 연장 호재가 이어지는 남양주 역시 평균가격이 5억46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225만원) 상승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는 분위기”라며 “서울 강남권과 과천, 성남 분당 등 규제지역의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접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전월 대비 8.85% 상승한 1922만4000원을 기록했다. 3.3㎡(1평) 기준으로 환산하면 6000만원대를 처음 돌파한 것으로 역대 최고가에 해당한다. 함 리서치랩장은 “서울의 고분양가 기조가 지속되면 대출 규제 및 전월세 가격 상승과 맞물려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의 수요 이동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