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급식카드로 술·커피 산 부모들

2025년 부적정 업종서 12억 결제
아이 사망한 뒤에도 계속 사용

중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자녀 앞으로 발급된 결식아동 급식카드로 자신이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매일 3만원씩 허위결제를 했다. 2022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런 수법으로 1295만원을 챙겼다. A씨처럼 취약계층 아동에게 제공되는 ‘결식아동 급식카드’를 부정 사용한 금액은 지난해에만 12억원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과 보건복지부는 24일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식아동 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18세 미만 취약계층 아동이 음식점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매월 30만원씩 충전되는 카드다. 현재 15만명의 아동이 이용 중이다.

 

지난해 1~8월 부적정 업종에서 결제된 금액은 12억4762만원이었다. 부적정 업종 중 가장 많이 결제된 곳은 카페(10억9118만원)였다. 이외에 학원·병원·미용실 등 생활시설(1억4408만원), 술집(728만원), PC방·키즈카페 등 오락시설(507만원)에서 결식아동 급식카드가 사용됐다.

서울 시내의 한 카페 모습. 연합뉴스

자격 변동이 된 뒤에도 지속해서 결제한 사례도 적발됐다. 부모가 결식아동을 학대해 분리된 상태인데 급식카드를 사용하거나, 아동이 사망한 뒤에도 부모가 계속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식이었다.

 

결식아동이 급식카드에 충전된 급식비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해 자동 소멸하는 금액도 많았다. 2024년 기준 소멸한 충전금액은 총 171억원으로 전체 충전금액(약 2207억원)의 7.8%에 달했다. 충전금액의 10%도 사용하지 않은 아동이 4800여명으로 집계됐다. 카드 사용 시 아동의 낙인 우려 등이 원인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