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기록이 쏟아지고 있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 나스르)의 골은 축구팬들이 간절히 기다렸던 장면 중 하나다. 6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월드컵 역사의 또 다른 신기원이 이룩되기 때문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으로 월드컵 첫 득점을 만들어낸 호날두는 이후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와 세계 최고 공격수 자리를 양분하며 4년마다 열리는 모든 월드컵에 개근, 득점포를 가동했다. 따라서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도 호날두가 득점을 터뜨릴지 관심이 쏠렸다.
대기록이 마침내 완성됐다. 포르투갈은 2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K조 2차전에서 호날두의 멀티골과 누누 멘데스(24·파리 생제르맹), 하파엘 레앙(27·AC밀란)의 득점 등으로 5-0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의 득점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터졌다. 주앙 칸셀루(32·FC바르셀로나)가 오른쪽 측면에서 투입한 땅볼 크로스를 특유의 감각적인 원터치 슈팅으로 연결, 골망이 출렁였다. 1-1로 비긴 콩고민주공화국과 1차전에서 수많은 득점 기회를 놓치며 비판을 받았던 호날두는 밝은 표정으로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며 자축했다. 이로써 호날두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6개 대회에서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라이벌 메시도 6번째 월드컵을 치르고 있지만 첫 출전인 독일 월드컵에서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사실상의 ‘라스트 댄스’인 만큼 월드컵 6회 연속 득점은 호날두만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호날두는 멘데스의 프리킥골로 2-0으로 앞선 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브루누 페르난드스(32·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받아 또 한 골을 터뜨렸다. 이 득점으로 호날두는 월드컵 통산 10번째 골을 작성, 포르투갈 축구 전설 에우제비우(9골)를 제치고 자국 월드컵 최다 득점 단독 1위로도 올라섰다.
호날두는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지만 후반 13분 프리킥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 중앙으로 뛰어들어 오른발 슛을 시도하다가 상대 골키퍼와 다리를 부딪쳐 넘어지는 등 불운이 이어지며 메시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냈던 해트트릭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과 레앙의 득점 등을 묶어 두 골을 더 뽑아내며 완승했고, 호날두는 경기 뒤 기록 달성보다 팀의 대승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경기 뒤 “기록을 깨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내 목표는 대표팀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1차전 부진 이후 마음고생이 많았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힘들고 암울한 한 주였다. 마치 축구에서 이미 은퇴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버텼다. 우리는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로 포르투갈은 1승1무로 승점 4를 쌓았다. 또 다른 K조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콩고민주공화국을 1-0으로 제압, 2연승을 거두면서 포르투갈은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32강행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