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까지 썼다"는 66세 폐업 사장님…의사가 '사업자등록' 권한 이유 [잘살아보세]

심장 대수술·폐업 뒤 찾아온 절망감
“문제를 좁혀야 해결책도 보인다”

 

“유서까지 썼어요. 폐업에 가족들의 무시까지 이제 제가 쓸모없는 사람 같아요.”

 

서울에서 배우자와 단둘이 사는 66세 강심장(가명)씨는 38년간 운영해 온 커튼 가게를 접었다. 경기 침체로 장사가 어려워진 데다 심장 대동맥 3곳이 막혀 대수술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수술 후 몸무게가 12㎏ 줄어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폐업 후에는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해 빚까지 떠안았다. 아파트 경비 일을 알아봤지만 병력 때문에 쉽지 않았다. 경제권을 잃고 가족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처지가 되면서 자괴감은 커졌다.

 

강씨는 “경제권을 잃고 나니 집안의 중요한 돈 문제에서 점점 배제되는 기분이 든다”면서 “공과금 일부가 여전히 내 개인 통장에서 빠져나가 부담이 크고, 경제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을 산 것 같다”고 괴로워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최명기 원장은 강씨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큰 수술과 폐업, 경제적 상실이 겹치면 10명 중 3명 정도는 1년가량 깊은 슬럼프를 겪는다”며 “마음이 약해지면 몸의 통증은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강씨에게 필요한 해결책으로 ‘문제를 좁혀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예를 들어 ‘아내와의 관계가 힘들다’는 고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전 문제를 본인과 상의하지 않는다’는 느낌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과금 문제 역시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 원장은 “한 번에 모든 자동이체를 바꾸려 하면 아내분과 큰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작은 금액 하나부터 납부 계좌를 바꾸고, 시간이 지나 또 하나를 조정하는 식으로 국지전처럼 풀어가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사업자등록을 내는 것도 방법이다. 다시 큰 사업을 시작하라는 뜻이 아니라, 오랜 세월 자영업자로 살아온 강씨에게 ‘나는 다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 증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 원장은 “사업을 오래 해온 사람에게는 작더라도 사업장을 갖고 있느냐, 비용 처리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완전히 건강이 회복된 뒤 시작하려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폐업과 질병, 가족 갈등을 동시에 겪은 5060세대의 마음 회복법과 현실적인 관계 조정 솔루션은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잘살아보세>는 부동산·노후·재테크·가족 문제 등 다양한 인생 고민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가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전화 상담 콘텐츠다.

 

사연 신청은 QR코드와 구글폼, 세계일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