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축조한 울산왜성을 둘러보는 관광상품이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사 인식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여행사는 울산 지역에 남아 있는 왜성을 답사하는 일정의 관광상품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주요 거점이었던 울산왜성과 서생포왜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왜성은 정유재란이 한창이던 1597년 기요마사가 축조한 일본식 성곽이다. 당시 왜군은 울산 일대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기 위해 성을 쌓았으며, 울산왜성은 이후 조명연합군과 왜군이 격돌한 울산성 전투의 무대가 됐다.
기요마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선봉장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 일본으로 보내는 등 잔혹 행위에 가담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악귀 기요마사’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논란은 해당 관광상품이 침략의 역사보다는 성곽 자체의 구조와 축성 기술, 기요마사의 행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불거졌다. 일부에서는 침략 전쟁의 상징인 왜성을 단순 관광 자원이나 역사 낭만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역사학계 역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일본 근현대사 연구자인 호사카 유지 교수는 “기요마사를 찬양하는 형태의 관광은 역사 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기요마사가 조선에서 저지른 만행은 언급하지 않은 채 침략자를 영웅처럼 소비하는 관광 상품이라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과 맥락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