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길목에서 성사된 明文 오찬…지지층 분열 수습될까

여권 내 갈등·지지율 하락 '악순환' 의식한 듯…李대통령이 손내밀어
"생각보다 불신 깊어"…당권경쟁 속 충돌 피하긴 어렵단 분석도
李대통령 취임 후 첫 靑 회동…盧 추도식 이후 39일만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이 성사되면서 격화 일로로 치닫는 여권 내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초청해 내달 1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난달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마주한 이후 39일 만에 이뤄진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이며, 특히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것은 이 대통령 취임 뒤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초청한 배경에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이 본격화하는 것과 맞물려 지지층 내부의 분열 양상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김민석 총리의 당권 도전에 힘을 싣는 모양새인 반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정청래 전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이번 전대가 마치 '친명 대 친문' 구도로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한다.

이처럼 뚜렷한 전선이 그어진 것에 더해, 각 진영이 멸칭을 섞은 비난을 주고받는 등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져 가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주당 내 경쟁과 갈등에 대해 한 말씀 꼭 드리고 싶다. 원수 싸우듯 하지 말아달라"며 "숨어서 모욕하고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는데, 죽일 듯이 싸우다 진짜 죽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언급했다. 여권 내 상호 비난이 지나치게 과격해진 데 대해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정지지율 하락 현상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겠지만,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왜 싸우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원인 아니겠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지방선거 이후 여권 내부 갈등이 지지층의 민심 이반을 불러오고, 또 지지율 하락 추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다시 분열을 격화하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지지층을 향해 양 측의 화합이 절실하다는 확실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다만 이 대통령의 노력이 실제 갈등 수습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8월 전대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당권을 어느 쪽에서 쥐느냐는 개별 의원들의 정치적 명운은 물론 당원들에게까지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대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돌출해 새로운 충돌 요인으로 작동할 지 모르는 살얼음판이 계속 되리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각 당권 주자의 지지자들이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생각보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황"이라며 "봉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