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8000억 규모 ‘AI 데이터센터’ 물거품… 반도체 팹 유치도 불투명

市 “SK 빠져… 대체 투자자 물색”
반도체 투자처로 호남권 부상
첨단산업 유치전략 발목 우려

대구 수성알파시티의 핵심 인프라인 8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SK AX(옛 SK C&C)와 SK리츠운용, 아토리서치 등으로 구성한 기존 컨소시엄의 투자가 어렵다고 보고 대체 사업자를 물색 중이다. 시는 현재 데이터센터 건립 의사를 밝힌 다른 컨소시엄 2∼3곳과 대체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앞서 시는 2023년 12월 SK 등과 수성알파시티 AI 전환(AX)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협약에 따라 컨소시엄은 2027년 목표로 8000억원을 투자해 30㎿ 전력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컨소시엄이 그동안 토지 매매 계약조차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업 무산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시 관계자는 “사실상 컨소시엄에서 SK가 빠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건립에 관심을 보이는 대체 투자처가 있어 사업은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 철회로 SK그룹의 대규모 AI 투자 대상에서 대구가 완전히 배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그룹은 이달 말 국내 주요 권역에 1GW급 AI 데이터센터 5곳을 구축하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정계에선 SK그룹이 대구를 사실상 투자 후보지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관 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SK그룹이 전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대구 사업이 어긋나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며 “새로운 사업자를 조속히 지정해 수성알파시티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공약한 반도체 팹(FAB·제조공장) 유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수백조원 규모 생산기지 투자처로 호남권이 유력하게 부상하면서,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시의 첨단산업 유치 전략이 시작부터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지역 경제계에선 대구가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신산업 성장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걱정 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AI 인프라 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성패를 가르는 만큼 대기업의 투자 유치에서 대구가 지속적으로 소외된다면 지역 내 자체 역량만으로는 성장에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