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북 대화가 한·미의 북한 위협 대응 능력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식 대북 관여가 재개되더라도 대화와 억지를 병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해리스 전 대사(전 미국 태평양사령관)는 24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동아시아 안보질서 세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북한 문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 초점이 어디로 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사례에서 ‘핵무기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김 위원장이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과의 대화 추구가 북한 위협에 대응할 능력을 희생하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을 통한 대북정책 조율과 제재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던 기조와 맞닿아 있다. 해리스 전 대사는 2020년 문재인정부가 북한 개별관광을 검토하자, 대북제재 위반 논란을 피하려면 미국과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한인유권자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 주최 행사 축사에서 남북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와 연결돼 있다며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 전직 고위 당국자는 대화와 함께 한·미 공조와 억지력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고, 한국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은 평화체제와 다자대화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 같은 조짐은 북·미 대화가 다시 추진될 경우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 구상과 한·미 대북 공조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