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정읍 달려간 金·鄭… ‘당원 밀집’ 호남 선점 경쟁

전대 앞 표다지기 치열

與 전북 당선인 워크숍 같이 참석
金 33%·鄭 34% 오차범위내 접전

李, 문 前 대통령과 내달 1일 회동
계파갈등 격화 조짐 속 의미 촉각

김어준 “李 핵심 지지층 이탈” 직격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권리당원이 밀집한 호남 공략에 나섰다. 호남은 민주당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오월정신’의 본거지이자 민주당 권리당원 약 30%가 밀집한 핵심 텃밭이다. 김 총리와 정 전 대표가 25일 나란히 전북 정읍으로 향하며 ‘호남 당심’ 선점전에 들어간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회동도 당권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이던 지난 2025년 1월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에게 손 인사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총리는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당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여권의 핵심 개혁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김 총리는 이날 전북 정읍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도당 주최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경쟁자인 정 전 대표도 함께했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원래 당 대표 시절부터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호남 행보가 잦아진 정 전 대표는 워크숍에 앞서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스킨십을 강화했다. 정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전날인 지난 23일에도 광주와 전남 목포·화순을 훑었다. 김 총리 역시 전북 익산에 거처를 마련한 만큼 이르면 이달 말 퇴임한 뒤 지역 행보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호남 표심이 주목받는 것은 이번 전당대회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 총리와 정 전 대표의 지지도는 현재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35명을 대상으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총리는 33%, 정 전 대표는 34%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3자 구도에서도 김 총리 25.5%, 정 전 대표 30%로 김 총리와 정 전 대표는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鄭, 연일 호남 스킨십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5일 전북 정읍 아우름캠퍼스에서 열린 전북지역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정읍=연합뉴스
金 ‘檢개혁’ 브리핑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검찰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오찬회동도 주목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초청해 7월1일 오전 11시30분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성사된 일정인 만큼 두 전현직 대통령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등 검찰개혁 후속 작업과 검찰 출신 신임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 등을 두고 친명계와 친문계 간 온도 차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이번 회동이 당권 재도전을 기정사실화한 정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만남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는 해외 일정 관계로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일정 발표는 정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며 대표직을 사퇴한 지 하루 만이다. 정 전 대표가 사퇴 선언 뒤 문 전 대통령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지 하루 만이기도 하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 정도 메시지면 정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연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국민주권정부가 탄생했다”며 40·50세대가 주축이 된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에 구애해 왔다. 자신이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할 당 대표 적임자임을 내세우는 동시에 16대 대선 때 노 전 대통령과 결별했던 김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유튜버 김어준씨는 이날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원인을 ‘핵심 지지층 이탈’이라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을 직격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스스로 성과를 내 지지율을 끌어올린 정치인이고, 임기 1년 차에도 높은 지지율(60∼70%대)을 만들었다”면서도 “통상적인 지지율 하락은 충성도가 낮은 외곽 지지층부터 빠지는 법인데, 지금은 특별한 사건이 없음에도 코어(핵심) 지지층이 흔들리는 생소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방송에서도 대통령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더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이건 코어 지지층이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