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좀비’의 반전…국과수 마약 음성 판정에 30대 남성 석방 [사건수첩]

1차 간이 검사 ‘필로폰 양성’ 뒤집혀…국과수 예비 감정서 ‘음성’
펜타닐 키트 검사도 음성…경찰, 구속영장 신청 철회하고 풀어줘
피의자 “피곤해서 몸에 힘 빠졌을 뿐, 스트레칭을 하던 중” 진술
일주일 소요되는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 결정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기이한 행동을 보여 ‘펜타닐 좀비’로 오해받았던 30대 남성의 석방 소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던 이 남성은 마약 간이 검사에선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예비 감정에선 음성 판정을 받아 풀려났다. 

 

‘수원 좀비’로 불린 한 남성의 영상. SNS 캡처

당시 그가 등을 굽힌 상태로 양팔을 축 늘어뜨린 채 좌우로 조금씩 비틀거리는 모습을 목격한 시민이 이를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25일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던 30대 남성 A씨를 국과수 1차 예비 감정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전날 석방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이 검토 중이던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계획도 잠정 철회됐다.

 

앞서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의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장시간 비틀거리며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수원 마약 좀비’, ‘수원 펜타닐’ 등의 제목으로 급속히 유포되면서 도심 마약 범죄에 대한 대중의 공포와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경찰은 영상의 심각성을 인지해 23일 오전 현장 수색을 벌인 뒤 인상착의가 비슷한 A씨를 검거했다. 검거 직후 실시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그를 긴급 체포했으나, 체포 당시 A씨의 소지품 중 마약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려를 낳았던 펜타닐 투약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별도의 간이 키트 검사를 했으나 음성이 나왔고, 이어 진행된 국과수 1차 예비 감정에서도 필로폰을 포함한 모든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결국 석방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당초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후 “피곤해서 몸에 힘이 없었을 뿐이며, 스트레칭하는 중이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는 통상 열흘 안팎이 걸린다. 향정신성 의약품 등 다른 약제 성분의 검출 여부 등 최종 감정 결과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이 결정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