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충격패를 당하며 조 2위로 밀려난 가운데 축구해설가이자 스포츠기록분석가인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해 전방위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남아공전 패배를 단순한 경기 결과가 아닌 대표팀 운영과 리더십, 나아가 한국 축구 행정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책임론을 제기했다.
신문선 교수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신문선의 골이에요’를 통해 남아공전을 분석하며 이같이 말한 뒤 “그동안 대표팀이 보여준 문제점이 월드컵 무대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신 교수는 이번 패배를 단순한 이변이 아닌 예견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은 평가전과 예선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며 “이를 제대로 보완하지 못한 채 월드컵 본선 무대에 들어갔다. 시험공부를 하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간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남아공의 준비와 한국의 대응을 비교하며 전술적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 교수는 “예선 탈락이 확정된 팀과의 경기는 비기기만 해도 올라갈 수 있는 팀에게 오히려 더 어려운 경기”라면서 “상대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그 점을 충분히 알고 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선수 구성, 객관적 전력 모두 우리가 우위였는데 왜 라인을 깊게 내리고 스스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홍명보 감독의 전술 선택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술 운영과 선수 교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신 교수는 “상대를 체력적으로 몰아붙여야 할 시점이 있었는데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먼저 지치는 장면이 나왔다”면서 “준비된 운영이 보이지 않았다. 전술적 대비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상대는 한국의 약점을 연구하고 들어왔는데 우리는 상대를 얼마나 분석했는지 의심스럽다”며 “남아공 감독은 경기 전부터 한국의 쓰리백 약점을 정확히 짚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패배를 단순한 경기력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국민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분노하고 있다”며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공정과 원칙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은 다른 경기 결과를 보며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면서 “이것이 현재 한국 축구가 처한 현실”이라고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같은 날 신 교수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홍 감독의 경기 운영과 대표팀 리더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당 방송에서 그는 “무승부만 거둬도 유리한 상황에서 선발 명단 세 자리를 바꿨다”며 “특히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결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만약 내가 손흥민이라면 어떤 감정을 느꼈겠느냐”라면서 “동료 선수들과 후배 선수들 역시 감독의 판단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대표팀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 시절 선수들은 선발 여부와 관계없이 감독의 결정을 신뢰했다”면서 “누가 뛰든 경기력에 따른 선택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표팀 역시 선수들이 감독의 선택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이틀 전 기자회견에서 일부 포지션 교체를 예고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상대는 정보를 숨기며 심리전을 펼치는데 우리는 먼저 선수 교체 계획을 공개했다”며 “선수단의 긴장감과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도 결국 하나의 산업”이라며 “리더는 경쟁자를 분석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데 상대는 한국의 약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우리는 상대를 읽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일본 축구를 언급하며 “프로축구 산업과 축구협회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탄탄한 재정과 행정이 유소년 육성과 리그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 축구에 대해서는 “재정과 행정, 마케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대한축구협회를 향해서도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브랜드 가치는 이미 크게 훼손됐다”면서 “대한축구협회는 불량품이고, 그 불량품 제조공장장이 바로 정몽규 회장 아니겠느냐”라고 맹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