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남정훈 기자]설영우(즈베즈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왼쪽 윙백과 오른쪽 윙백을 오가며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체코전과 남아공전에선 오른쪽에서 뛰었고, 멕시코전에서는 왼쪽에서 뛰었다. 왼쪽에서 뛴 멕시코전에서 다소 부진했다. 그러자 SNS에는 도를 넘는 악성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남아공에게 0-1로 패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설영우는 악성 댓글로 고생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어떤 입장을 말씀드려야 할지..뭐 일단 제가 경기력이 안 좋았으니 많은 분들이 만족하지 못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프로 선수는 평가받는 자리다. 잘 하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못하면 그만한 비판을 받을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저는 그런 악성 댓글에 신경을 많이 안 쓰는 성격이다. 다시 팬 분들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왼쪽과 오른쪽에 대한 경기력 차이를 스스로 느꼈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단호히 선을 그은 설영우는 “많은 분들이 제가 오니쪽으로 뛴 것에 대해 불만이 많으신 것 같은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가 왼쪽에서 그 전에 잘 했을 때는 잘했다고 말씀해주셨다. 한 두 경기 가지고 ‘얘는 왼쪽이 안 되네’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저는 양쪽에서 모두 뛸 수 있는 선수다. 그래서 어느쪽이 더 편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믹스트존에서는 악성 댓글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프로 선수는 평가받는 직업이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불과 1시간이 지났을까. 설영우측은 공식 계정을 통해 ‘악플에 선처없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놓아 논란이다.
설영우 측의 입장문은 “최근 일부 댓글 및 메시지 중에는 욕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건전한 의견 표현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고, 선수 개인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100% 옳은 말이다. 다만 일부 축구팬들은 설영우 측의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타이밍을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대회 기간 중에는 선수 보호와 여론 관리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악성 게시물에 대한 채증과 내부 법률 검토는 조용히 진행할 수 있음에도, 이를 굳이 대외적으로 강하게 공표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팀 전체에 부담을 더하고 팬들과의 감정적 대립만 키울 수 있다. 더구나 선수 측 스스로 경기력에 대한 의견과 평가, 건설적인 비판의 필요성을 인정한 이상, 월드컵이 아직 진행 중인 시점에 공개적으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방식은 정당한 경기력 비판까지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우리는 악성 게시물과 댓글에 대한 원칙적 대응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대한민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표팀 전체가 남은 가능성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분위기를 수습하고 국민적 응원과 지지를 모으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