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교체? 전기만 켜면 새것처럼"… 창원대 연구팀, 친환경 수처리 기술 개발

꽉 막힌 정수기나 산업용 폐수 처리 필터를 번거롭게 교체할 필요 없이 ‘전기 스위치’만 켜면 새 것처럼 다시 쓸 수 있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창원대학교는 GAST-기계공학대학 윤태영 교수 연구팀이 전기를 이용해 필터 속 오염물질을 깨끗하게 털어내고 재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수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왼쪽부터 국립창원대 정수민 석사 과정생, 윤태영 교수, 성균관대 박진성 교수, 금오공대 류준석 교수, 고려대 나성수 교수. 창원대 제공

기존 정수장이나 폐수 처리 시설의 필터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핵심 기술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수자원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데살리네이션(Desalination, JCR 상위 2.7%)’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공장 폐수나 오염된 물을 정화할 때 쓰이는 필터(흡착제)는 한 번 오염물질을 거르고 나면 기능이 떨어져 폐기하거나, 고온의 열로 태우고 독한 화학약품을 써서 씻어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고,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 교수팀은 이 해묵은 난제를 ‘전기’로 풀어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얇은 탄소 막 형태의 ‘그래핀’ 소재 필터에 미세한 전기를 가하자 필터에 찰싹 달라붙어 있던 유해 유기오염물질이 자석의 같은 극을 밀어내듯 툭툭 떨어져 나가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자 수준’에서 샅샅이 파헤쳤다.

 

어떤 화학적 조건에서 오염물질이 가장 잘 달라붙고, 잘 떨어지는지 계산해 낸 결과 실제 실험에서도 시뮬레이션의 예측과 똑같이 작동하는 것을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순수 그래핀 필터의 경우 전기를 가해 오염물질을 털어낸 후의 재생 효율이 무려 87.96%에 달했다.

 

5번을 반복해서 씻어 쓰고 다시 써도 초기 성능의 70% 가까이를 든든하게 유지했다.

 

필터를 씻어내는 데 드는 전기 에너지(0.206 kWh/kg)도 매우 적어 탁월한 ‘저비용 고효율’ 기술임을 입증했다.

 

실제 폐수처럼 산성도가 변하거나 이물질이 섞인 열악한 수질 환경에서도 성능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번 연구는 골칫거리인 수중 유해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이면서도 저렴하게 걸러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한 정수민 석사과정 학생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세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이것이 실제 실험 결과와 정확히 맞아떨어졌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