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때문인 줄”… 소변 줄기 약해졌다면 의심해야 할 남성암 1위 [건강+]

비대증과 증상 비슷해 방치 십상… 초기엔 뚜렷한 징후 없어
국내 환자 절반 이상 ‘고위험’ 진단… 조기 발견이 생존율 갈라
전문가 “50세 이상 남성, 증상 없어도 정기적 PSA 검사 필수”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하지 않은 잔뇨감, 밤에 자주 깨는 야간뇨는 전립선비대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불편으로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배뇨 증상을 이유로 병원을 찾았다가 전립선암이 함께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전혀 다른 질환이지만 같은 전립선에서 발생하고, 일부 증상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암 1위 오른 전립선암…조기 발견이 관건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지난 1월 공개된 2023 국가암등록통계에서 통계 공표 이후 처음으로 남성암 발생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5년 상대생존율은 96.9%에 달한다. 그러나 암이 다른 장기로 원격전이된 뒤 발견되면 5년 상대생존율은 51.2%로 크게 낮아진다.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초기 전립선암이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배뇨장애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일 수도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연령과 위험요인에 따라 검사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전립선암 조기 발견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검사가 전립선특이항원, 즉 PSA 혈액검사다. PSA는 전립선에서 만들어지는 효소 물질로 대부분 정액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혈액으로 들어간다. 혈액 속 PSA 농도를 측정하면 전립선 질환 가능성을 확인하거나 치료 경과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검사는 채혈로 이뤄져 비교적 간단하다. 다만 모든 일반인에게 일률적으로 PSA 검사를 권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있다. 그럼에도 미국비뇨기과학회와 미국암학회은 50세 이상 남성에게 PSA 검사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PSA 검사 경험률과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미국과 스웨덴에서는 50세 이상 남성의 PSA 검사 경험률이 각각 56%로 보고된 바 있지만, 2020년 국내 일반 남성 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PSA 검사 경험률이 16%에 그쳤고 PSA에 대한 인지도도 10% 수준이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지난 1월 공개된 2023 국가암등록통계에서 통계 공표 이후 처음으로 남성암 발생 1위를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PSA 수치만으로 암 단정 못 해…추가 검사 미루지 말아야

 

PSA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전립선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이 있어도 PSA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 결과만 보고 암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 되며,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나이, 증상, PSA 변화 추이, 영상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한전립선학회 2026년도 진료 지침에 따르면 과거에는 PSA가 정상 범위인 4ng/mL 이하일 경우 일반적으로 생검을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전립선암, 특히 공격적인 암이나 소세포 신경내분비암 같은 특수 아형에서는 PSA가 정상 범위임에도 암이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립선 MRI에서 PI-RADS 4점 이상의 병변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PSA 수치와 관계없이 전립선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돼 조직검사가 권유된다. PSA 수치가 높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추가 검사를 미루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태범식 교수는 “PSA 수치가 높아도 전립선비대증이나 염증 때문인 경우가 많아 수치만으로 암을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추가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 접근성의 차이는 실제 진단 양상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3년간 53개 병원의 전립선암 환자 비율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환자 중 저위험암 비율은 10% 미만인 반면, 고위험암은 50% 이상이었다. 일부 기관에서는 고위험암 비율이 60~7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PSA 검사가 일찍 보편화된 국가에서 저위험암 발견 비중이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치료법 다양하지만, 조기 발견이 전제

 

전립선암 치료는 병기와 환자의 건강 상태, 암의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전립선 안에 국한된 초기라면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주요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널리 시행되면서 출혈과 회복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진행 속도가 느린 저위험 초기암의 경우 즉시 치료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PSA 검사, 영상검사, 조직검사 등을 시행하며 경과를 살피는 적극적 감시 요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반면 암이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퍼진 경우에는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에 호르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치료와 항암치료가 중심이 된다. 태 교수는 “전립선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고 예후도 좋은 편이지만, 그만큼 조기 발견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뇨 불편감은 흔한 증상이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PSA 검사 등 전립선 건강 점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