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 후 새롭게 당뇨가 생기더라도 혈당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사망 위험이 당뇨가 없는 환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식 후 당뇨가 확인됐더라도 적극적인 혈당 관리와 치료를 통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허우성·장혜련·전준석 교수 연구팀은 신장 이식 환자의 당뇨 상태 변화에 따른 예후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트랜스플랜트 인터내셔널’ 최근호에 발표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장 이식 후에는 당뇨 병력이 없던 환자도 10명 중 2~3명꼴로 새롭게 당뇨를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식 장기에 대한 면역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면역억제제와 수술 직후의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이 혈당 대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7년 사이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신장 이식 환자 8486명을 2021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이식 후 3개월부터 1년 사이 당뇨가 새로 발생한 환자는 당뇨가 없는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30.9% 높았다. 이식 후 1년이 지나도 당뇨가 지속된 경우에는 사망 위험이 75.5%까지 증가했다.
반면 혈당이 정상으로 회복된 환자는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식 후 초기에 당뇨가 발생한 환자 가운데 33.5%는 이후 비당뇨 상태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신장 이식 초기에는 수술 스트레스와 면역억제제 사용 등으로 혈당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이후 신체가 안정되고 면역억제제 용량이 조절되는 과정에서 혈당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당 회복은 이식 전부터 당뇨를 앓던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식 전 당뇨가 있던 환자 중 38.6%가 이식 후 비당뇨 상태로 회복했으며, 이들의 사망 위험은 당뇨가 지속된 환자보다 38.2% 낮았다.
또 비당뇨 상태로 회복된 환자들은 이식받은 신장의 기능을 완전히 잃는 이식 실패 위험에서도 처음부터 당뇨가 없었던 환자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허우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장 이식 후 초기에 당뇨가 생겼더라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식 후 당뇨가 확인된 환자라도 낙담하기보다 적극적인 혈당 모니터링과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