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로 계획 살인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수사 과정에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문하경)는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왕모(24)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왕씨는 지난 1일 오전 3시30분쯤 서울 강동구의 한 빌라에서 20대 여성 김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사건 현장을 벗어난 왕씨는 2시간여 후 경찰에 자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왕씨는 피해자에게 프라이팬을 휘두른 뒤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사건 발생 당시 왕씨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주거지에 머무르고 있었다.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 왕씨는 조사 과정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이 왕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후라이팬 머리 맞아서 사망’, ‘두개골 구조’ 등을 검색했다. 왕씨는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해 ‘계획 살인’ 등 진실 규명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왕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송치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 사이 스토킹 신고나 범죄 피해 이력은 없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피고인과 피해자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피고인 통합심리분석, 피해자 유족과 지인 면담 등 진술 확보가 이뤄졌다.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부의 통합심리검사 결과 재범위험성이 확인돼 왕씨에 대한 전자장치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치사 범죄는 연간 200여건에 달한다. 살인·치사 범죄는 전·현 배우자나 애인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이나 폭행·상해 등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 사건을 말한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5 여성폭력통계’에 따르면 2024년 관계 폭력 범죄로 5만7973명이 검거됐다. 살인·치사로 검거된 인원은 219명이었다. 이 중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는 102건, 살인 미수에 그친 경우는 117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