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22일째…선관위 사무처장, 현장 진입 무산

경찰에 침 뱉은 40대 여성 ‘구속’
사진은 지난 4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김범진 사무처장이 부정선거를 외치는 일부 시민들에게 항의받는 모습. 사진=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22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현장 방문을 시도한 김범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마저 안전 문제로 발길을 돌리면서 현장의 대치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가한 40대 여성 김모씨가 결국 구속됐다.

 

◆ 22일째 이어진 개표소 봉쇄…선관위 사무처장 현장 진입 무산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장기화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자리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 진입을 막고 있다.

 

개표소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접근조차 물리적으로 가로막혔다.

 

김범진 서울시 선관위 사무처장은 26일 오전 시위자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개표소 방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신변 안전이 우려된다”는 현장 경찰 측의 강한 만류에 부딪혀 결국 발길을 돌렸다.

 

앞서 김 사무처장은 지난 4일에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방문하려 했으나 투표함 반출을 막아서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철수한 바 있다.

 

◆ 경찰, 업무방해 수사 본격화

 

이러한 가운데 잠실 개표소 봉쇄 현장에서 공권력에 정면으로 대응한 시위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법 처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서범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부장판사는 “도주할 염려가 있고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현장에서 "중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관의 안면을 휴대전화로 무단 촬영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다가 지난 23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2일에도 경찰을 향해 중지를 치켜드는 등 수일간 반복적으로 현장 마찰을 유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침을 뱉고 분홍색 치마를 입은 채 춤을 추며 구호를 외치는 특이 행태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급속도로 유포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잠실히드라’, ‘분홍열사’라는 칭호로 불린다.

 

◆ 경찰 ‘뺨 가격’ 영상 확산…SNS서 공방

 

이러한 가운데 A씨의 체포 장면이 담긴 영상이 지난 24일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며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영상에는 A씨가 경찰관 얼굴에 침을 뱉자 해당 경찰관이 즉각적으로 A씨의 얼굴을 손으로 가격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를 두고 온라인 공간에서는 상반된 시각이 격돌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미 제압된 상황에서 이뤄진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며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반면 경찰관이 얼굴에 침을 맞고도 인내해야만 하느냐며 정당방위를 옹호하는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특정 경찰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수의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반복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단편적인 영상에 국한하지 않고 당시 전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의 가격 행위가 공무 수행 중 발생한 정당한 방어 기제인지 직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며 감찰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경찰에게 침 뱉은 A씨. 사진=연합뉴스

◆ “모든 게 억울…당한 일 모두 공개하겠다”

 

한편 A씨는 전날 오전 법원에서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직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모든 게 다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A씨는 “경찰에게 욕을 들은 것도 내가 욕을 한 것도 침을 뱉은 것도 모두 명백한 이유가 있다”며 “오히려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고 목도 졸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당한 일들을 앞으로 모두 공개하겠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선거 직후 22일간 이어지는 개표소 봉쇄와 투표함 반출 저지 행위는 단순한 집회 및 시위를 넘어 공직선거법상 선거관리 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대치 장기화 속에서 피의자 제압 중 발생한 경찰관의 물리력 행사(뺨 가격)가 정당방위의 범위를 일탈했는지 여부는 향후 감찰과 법적 다툼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