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다. 공화당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두 인물이 상반되는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종전 합의에 이스라엘이 강력히 반발하자 지난 18일 이스라엘 내각에 “정신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내가 이스라엘 내각의 일원이라면 전 세계에 남은 유일하고 강력한 동맹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걸프만 국가들을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 것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옹호했다. 다만 그는 밴스 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이스라엘 방어권을 옹호하는 동시에 이란과의 종전 합의에 불안감을 드러내는 걸프 동맹국들을 달래려는 성격도 있다. AP통신은 루비오 장관이 UAE와 쿠웨이트, 바레인을 잇달아 방문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에게 이란과의 후속 협상 과정에서 이들의 안보 우려를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 간 이견설에 대해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행정부 전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00% 일치단결해 지지하고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도 “행정부 전체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이란 전쟁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안보 정책을 지지해 왔다. 종전 합의 후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말보다 행동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공화당 내에서의 정치적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루빈 선임연구원은 두 사람이 명백히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그들은 서로 다른 계파를 대표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미국의 대외 분쟁 개입에 비판적인 고립주의 성향 인사로 꼽힌다. 그는 행정부 내에서도 이란 전쟁에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루비오 장관은 미국 정치권에서도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등 미국의 적성국에 가장 강경한 인사 중 한 명이다. 그의 공화당 내 입장은 적극적인 대외 개입주의 외교 정책을 주도하는 ‘신보수주의’(네오콘) 진영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립주의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이었으나 이란 전쟁 이후에는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이 진영에 속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 보수 성향 논객 터커 칼슨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했고,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에는 신보수주의 진영에서 이란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