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인건비와 임대료 등 점포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계가 가맹점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상품 도입비와 폐기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매출 컨설팅과 보험 제공, 가맹 수수료 체계 변경까지 지원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가맹점의 수익 악화가 폐점과 점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본사 실적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가맹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 규모를 확대한다.
이 프로그램은 상권 변화나 경쟁점 출점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과 성장 가능성이 큰 점포를 대상으로 경영 개선을 지원하는 제도다.
영업 전문가가 매월 대상 점포를 선정해 매출 구조와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상품 진열, 행사 운영, 고객 서비스 전략 등을 제안한다. 신선식품 등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특별 프로모션도 진행하며 관련 비용은 본부가 부담한다.
지난해에는 매월 50여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프로그램 적용 점포의 신선식품 등 핵심 상품 매출은 최대 97.8% 늘었고, 일평균 고객 수는 25.6% 증가했다.
GS더프레시는 올해 지원 대상을 매월 60여개 점포로 늘리고 관련 투자 예산도 지난해보다 25% 확대한다.
우수 가맹점 포상 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신선식품 경쟁력과 매출 성장률, 퀵커머스 운영 성과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점포를 선정하고 포상할 계획이다. 우수 운영 사례는 다른 가맹점에도 공유한다.
점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 기존 안심보험 패키지에는 횡령보험을 추가했다. 보험료는 본부가 부담한다.
GS더프레시가 지원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가맹점 중심으로 바뀐 사업 구조가 있다. 전체 매장 596곳 가운데 가맹점은 486곳으로 81%를 넘는다.
편의점업계도 상품 운영비와 금융비용을 낮추는 지원책을 가동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해 12월 ‘2026 가맹점 상생지원안’을 발표했다. 상품 도입부터 판매와 폐기, 철수까지 점포 운영 전 과정의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CU는 신상품 도입률 등에 따라 지급하는 신상품 도입 지원금의 연간 최대 한도를 기존 180만원에서 192만원으로 높였다.
신상품 출시 뒤 약 2개월 동안 판매와 폐기, 철수 등을 통해 초도 물량을 소진한 비율에 따라 지급하는 ‘신상품 순환 지원금’도 신설했다. 연간 최대 지원액은 36만원이다.
연간 최대 600만원인 폐기 지원금까지 합치면 점포가 받을 수 있는 지원액은 연간 최대 828만원이다. 실제 금액은 상품 도입률과 판매·폐기 실적 등 지원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점포당 연평균 102만원 규모의 반품 비용도 별도로 지원한다.
금융 지원도 이어간다. CU는 상생협력펀드 금리 지원제도를 통해 가맹점주가 최대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 2%의 이자를 지원한다.
생산물배상책임보험과 화재배상책임보험 등 보험 7종의 무료 가입을 지원하고 노무·법무·세무 상담도 제공한다.
CU에 따르면 상품 중심의 상생안을 적용하기 전인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가맹점의 신상품 일매출은 60%, 냉장 폐기지원 대상 상품 매출은 20% 증가했다.
이마트24는 개별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가맹점의 수익 배분 구조를 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수익 개선이 필요한 개인임차형 점포 가운데 월 160만원의 고정 회비를 내는 경영주를 대상으로 계약 기간 중에도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하면 매달 일정한 회비를 내는 대신 매출총이익을 경영주와 본사가 각각 71%, 29%씩 나눈다.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같은 금액을 내야 하는 고정 회비 방식과 달리 본사와 점주가 매출 변동에 따른 부담을 나누는 구조다.
이마트24가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한 19개 점포의 한 달 수익을 분석한 결과 전환 전보다 점포당 평균 63만3000원 증가했다. 일부 점포는 월 수익이 최대 139만원 개선됐다.
지난 3월 발표 당시 로열티 전환을 신청한 점포는 377곳이었다. 이 가운데 65곳이 전환을 마쳤고 12곳은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성이 나빠지면 상품 구성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폐점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가맹점 지원을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로 보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