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 강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모듈러 주택’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모듈러 주택이란 공장에서 집의 80%가량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선 조립만 진행하는 주택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TV 같은 가전을 개별로 판매하던 기존 전략의 한계가 커지자, 두 회사 모두 가전을 ‘주거 공간 단위’로 묶어 파는 새 사업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LG전자는 자사 모듈러 주택 브랜드 ‘스마트코티지’의 신제품 2종을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20평대 단층형 모델인 ‘모노코어 72’와 ‘모노코어 82’다. 2024년부터 스마트코티지 브랜드를 앞세워 모듈러 주택 시장에 진출해온 LG전자는 실거주 수요가 많은 20평대 주택을 내세워 사업을 더 확장한다는 목표다. 주택 구매 고객에겐 시스템 에어컨과 콘덴싱 보일러,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기본 제공하고, 고객이 원하는 LG의 인공지능(AI) 가전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18일 목조 모듈러 전문 브랜드 ‘공간제작소’와 손을 잡고 만든 주택 ‘삼성 AI 모듈러 홈’을 공개했다. 전문기업이 주택을 공급하고 여기에 삼성의 AI 가전과 AI 가전을 원격으로 관리해주는 AI 홈 시스템 ‘스마트싱스’를 탑재하는 협업형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국내 모듈러 주택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3년 내 누적 1만호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개별 가전제품 생산과 판매에 주력하던 두 회사가 주택 시장에 뛰어든 이유에는 가전 시장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국내를 포함한 세계 가전 수요가 둔화됐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생활가전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을 지렛대로 활용해 가전 매출도 함께 늘리자는 전략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강협회 모듈러건축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24년 약 5600억원에서 2030년 3조70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AI 가전과 공조, IoT를 한 번에 묶어 쉽게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며 “다만 아직 모듈러 방식이 낯선 영역인 데다, 기존 주택 대비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