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무소가 뭐길래… 세쪽 난 전남광주 [동서남북]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주사무소를 놓고 민형배 당선인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한 지역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전남 순천의 동부청사에 주소지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 때문이다. 전남광주 통합 전에는 낯설기만 하던 주사무소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듯하다. 전남광주통합시는 크게 광주권과 전남서부권, 전남동부권 등 3곳으로 나뉘어 있다. 이 3개 권역이 서로 주사무소를 가져가겠다고 사활을 걸고 있다.

‘주사무소=주청사’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다. 주사무소는 지방자치법에 딱 한 번 나온다. 제9조에 ‘지자체는 사무소 소재지를 조례로 정한다’는 이 한 문장이 전부다. 주사무소는 공법인 지자체의 법적 관계를 정하는 기준점일 뿐이다. 공시송달이나 혹시 법적 분쟁이 있을 때 주사무소 주소지가 관할 법원이 된다. 주사무소는 시장실 등 핵심 부서가 입주해 행정을 총괄하는 주청사 개념과는 다르다.

한현묵 사회2부 기자

이런 이유 등으로 주사무소를 조례로 정하지 않는 지자체가 많다. 지자체 가운데 규모가 큰 서울과 경기가 대표적이다. 서울과 경기는 주사무소를 조례로 정하지 않았어도 그동안 지자체 행정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경기는 수원과 의정부 등 2개의 청사가 있지만 주사무소를 두지 않고 있다. 주사무소를 두지 않아도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런데도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시가 왜 유독 주사무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당장 주사무소를 결정해야 할 사안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행정의 편리성 등을 감안해 자연스럽게 결정될 일이다. 주청사가 광주와 무안, 순천 등 3곳인데 주사무소도 3곳을 병기해도 무리는 아니다.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처럼 꼭 1곳을 주사무소로 두라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주사무소는 당선인의 말로 결정되지 않는다. 통합시의회가 조례로 정한다. 급하지도 않은 주사무소를 놓고 지역 간 소모적 논쟁을 할 때가 아니다. 통합시의 3개 권역별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머리를 맞대는 일이 더 시급하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도 지역 간 ‘밥그릇 싸움’으로는 전남광주가 지금보다 더 잘 사는 통합 취지를 살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