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며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의결 절차를 요청했고, 국민의힘은 “일당독재 국회”라며 추가 협상 거부와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여야가 막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면 조 의장이 이번 주 중 상임위원 배정과 본회의 처리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무조건 6월 내 원 구성 본회의 처리’를 공언하고 있다”며 “조 의장은 여당 요구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새로운 제안이 없다면 굳이 여당 원내지도부와 따로 만날 생각이 없다”며 “야당에 대한 존중이 완전히 무너진 일당독재 국회에선 야당의 어떤 협조도 기대하지 말 것을 정부·여당에 통보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여당의 본회의 처리를 막을 현실적 수단이 마땅치 않은 만큼 본회의·상임위 불참, 원내 규탄대회, 장외집회 등 여론전 위주의 대여투쟁 방안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2024년 전반기 원 구성 때도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직을 가져가자 모든 상임위 일정에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도 29일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본회의 처리에 대비해 전 의원 비상대기 지침을 내렸다. 민주당은 2020년 6월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점한 뒤, 이듬해 7월 일부 상임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긴 바 있다.
조 의장은 국민의힘에 국회법을 근거로 상임위원을 임의 배정한 뒤 29일 정오까지 의견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이날 ‘협상 거부’를 표명한 만큼 국민의힘이 응할 가능성은 낮게 예상된다. 의장실은 양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서로 양보하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에 새로운 논의가 오가기 힘들다면 본회의 개최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원 구성 자체가 무기한 공전되는 것을 의장으로서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그래야 7월 국회가 정상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