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토지 소유주 자녀들이 제3자로부터 “건물을 짓고 20년 이상 점유했으니 소유권을 이전해달라”는 소송을 당했다.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환송해 토지 소유주가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8일 윤씨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과 피고인 유씨가 반소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윤씨의 부친은 1966년 12월 경기 파주시 106㎡ 규모의 토지를 매입했다. 부친이 2010년 2월 사망하자 윤씨 등 7명은 이 토지 지분을 7분의 1씩 상속받았다.
유씨는 1993년 9월 윤씨 일가 소유 토지와 맞닿은 76㎡ 규모의 토지를 매입하고 같은 해 단층 근린생활시설 건물을 지었다.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에는 유씨의 땅 위에 세워진 것으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윤씨 일가 땅 위에 건물이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유씨가 보유하던 땅은 1999년 윤씨가 경매로 낙찰받았다. 유씨는 자기 토지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씨 일가 소유 땅 위의 건물을 계속 점유했다.
윤씨는 2023년 유씨가 자신의 동의 없이 토지를 무단 점유해 사용했다며 10년치 임차료 상당인 2954만원을 지급하라는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윤씨의 손을 들어줬다.
2954만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가 된 유씨는 항소심에서 윤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반소로 제기했다.
유씨는 “건물 소유권 보존 등기를 마친 1993년 12월로부터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게 점유해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면서 토지 소유권 이전을 요구했다.
민법 제245조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공개적)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면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유씨의 점유를 소유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재판부는 “건물 등기일로부터 20년이 경과한 2013년 12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하여 윤씨가 토지를 유씨에게 넘겨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유씨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에 기반한 자주점유인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유씨의 건물이 처음부터 자신의 땅이 아닌 윤씨 일가의 땅에 지어진 것은 통상적인 시공 착오를 넘어선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유씨는 자신의 건물이 인접 토지를 침범해 건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 침범으로 인한 인접 토지 점유는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유씨가 1999년 자신의 토지가 경매로 윤씨에게 넘어갔을 때 건물이 다른 사람 토지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유씨가 토지를 잃은 뒤에도 건물 점유를 유지한 것은 자신의 토지가 아님을 알면서도 계속 점유한 타주점유의 전형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건물 경계 침범 사안에서 시공 착오를 가장한 무단 점유가 취득시효 완성을 통한 소유권 이전으로 연결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현행 민법상 점유취득시효 제도는 장기 점유의 사실 상태를 존중해 법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순기능을 지닌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인접 토지를 침범한 뒤 20년을 채워 소유권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 대법원 심리를 통해 재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