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 목소리,日 성우 미와 아키히로 별세

미와 아키히로와 그가 연기했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황야의 마녀’. 아키히로 공식 홈페이지·스튜디오 지브리 제공.

 

일본의 가수 겸 배우이자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황야의 마녀 목소리를 연기한 미와 아키히로가 향년 91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28일 소속사 오피스 미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와 아키히로가 6월 20일 오전 9시 3분 노환으로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장례는 일본 도쿄에서 고인의 뜻에 따라 직계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 모인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소속사 측은 별도의 추도식은 진행하지 않으며 조의금과 조화도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년 동안 고령으로 인해 활동을 줄이고 건강 회복에 힘썼으나 약 3개월 전부터 건강이 악화해 자택에서 요양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마지막 순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소속사는 덧붙였다. 

 

장례식 제단은 고인이 생전 좋아했던 노란 장미로 장식됐으며 고인의 관 속에는 팬들의 편지가 함께 안치됐다.

 

소속사는 “수많은 소중한 생명이 부당하게 희생되는 슬픈 세상이 되어버렸다”며 “이 세상에서 모든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모두가 평화롭고 밝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고인의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미와는 생전 작성한 자필 편지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무기는 사랑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라며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사랑이다. 사랑이 있다면 전쟁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93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2년 16세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성별을 초월한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았으며 성소수자임을 밝힌 뒤 싱어송라이터와 배우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했다. 

 

1957년 프랑스 샹송 ‘메케·메케’를 일본어로 커버해 이름을 알렸고 이후 노동자의 존엄을 노래한 자작곡 ‘요이토마케의 노래’(1965)를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곡의 인기에 힘입어 2012년 NHK ‘홍백가합전’에 처음 출연했다. 또한 그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NHK E테레의 고민 상담 코너에서 답변을 맡아 말년까지 왕성히 활동했다.  

 

고인은 1997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에서 늑대의 모습을 한 여신 ‘모로’ 역과 2004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황야의 마녀’ 역의 성우를 맡아 한국을 비롯한 해외 젊은 층에 큰 인지도를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