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9일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표한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에 대해 "권력이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반발했다.
의원들은 권역별로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지역이 호남을 대체할 최적지라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의원들과 광역단체장들은 보고회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충청에 지역구를 둔 박덕흠 국회부의장과 성일종·강승규·엄태영·윤용근 의원 등도 가세해 공세를 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호남은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 중 하나"라며 "충청권에 있는 용수를 끌어다 호남 반도체 단지로 연결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한다면서 오히려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호남 반도체 유치를 결정한 근거가 되었던 모든 데이터를 내놓으라"며 "특히 충청권은 용수와 전력 등 모든 조건을 갖고 있는데 왜 대안이 되지 못하는지 정확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회견에 동행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대한민국은 전남공화국도, 민주당 공화국도 아니다"라며 "지금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린다고 해서 최적지가 아닌 전남으로 가는 건 적절치 않다. 이런 형태의 국정 운영은 국민들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캠퍼스가 있는 경기 지역의 4선 유의동 의원(평택을)도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화성을)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가 국가전략산업을 전당대회 경품으로 삼는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삼성은 지금도 평택에서 P5(5공장)와 P5-2를 2028년,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고, 용인 국가산단은 2028년에야 첫 삽을 뜬다"면서 "평택을 완성하고 용인을 일정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더해 "호남 입지를 정한 객관적 평가표를 공개하고, 이 결정이 청와대가 아니라 기업 이사회에서 내려졌음을 증명하라"면서 "답하지 못한다면 오늘 발표는 산업 정책이 아닌 정치 행사"라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이 밀집한 부산·울산·경남 의원들도 오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보고회에서 국민이 본 것은 미래 비전이 아니라 정략과 꼼수로 오염된 '관치·외압' 경제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권은 대기업 총수들을 한자리에 불러다가 직접 투자 계획을 발표하게 만드는 연출로 이것이 기업의 '자발적 투자'인 양 포장하지만, 그 뻔뻔한 '쇼(show)통'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호남에 반도체 팹이라는 핵심 알맹이를 떼어주기 위해 영남과 충청 등 타지역에는 생색내기용 콩고물 과제를 하나씩 던져주며 이를 '상생과 균형발전'이라 우기는 행태는 전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