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25일째…경찰, 139명 수사·합수본, 선관위 조사

경찰, 시위대 139명 수사 속 선관위 윗선 정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림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 촉발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사태가 29일을 기점으로 25일째를 맞이했다. 경찰은 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139명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투표용지 대란의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7명을 소환하는 등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 경찰 수사 대상자 139명…공권력 침해 및 업무방해 엄정 대응

 

서울경찰청은 29일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와 연관된 58건의 불법행위를 포착하고 139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1건은 종결됐으나 57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유형별로는 폭행과 협박, 모욕 혐의가 44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현재 43건이 수사 중이다. 경찰관을 향한 공무집행방해 및 모욕 사건은 11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이미 구속 수감됐다.

 

특히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을 폭행하거나 방해한 사건도 3건이 추가로 접수돼 총 6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봉쇄 장기화는 심각한 업무방해 사건으로 번졌다.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의 올림픽공원 시설 출입을 물리적으로 막은 혐의를 받는 9명 중 2명의 신원이 특정됐다.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벌어진 불법 수색 사건에서도 피의자 5명이 확인됐다.

 

25일간 지속된 무단 봉쇄로 인해 스포츠 훈련 일정 차질과 공연 기획사들의 금전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설 정상 운영을 둘러싼 대규모 민사 분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6월 5일 불거졌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자유와혁신 등 관련 단체 회원들이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의 8개 출입구를 원천 봉쇄했다.

 

이들은 내부 선관위 직원들의 퇴장을 물리력으로 제지했다. 경찰은 당시 강제 해산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이후 시위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 투표용지 대란의 핵심 ‘인쇄 하한선‘…합수본 강제수사 가속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본은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합수본은 지난 24일 서울시 선관위 소속 3명과 송파구 선관위 소속 9명 등 총 12명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쟁점은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수량을 축소할 당시 적용한 ‘인쇄 하한선‘ 설정 기준이다.

 

합수본은 선관위가 인쇄 물량을 실제 선거인 수 대비 지나치게 적게 산정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투표 당일 이상 징후에도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 중이다.

 

수사 대상자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무유기다. 인쇄 하한선 결정 과정이 단순한 행정 착오인지 아니면 관계자의 고의 및 중과실이 개입된 사안인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기소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은 통상 선거구별 과거 투표율 추세와 국가 예산의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 책정된다.

 

그러나 실제 투표 수요를 밑도는 과소한 하한선 설정은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을 훼손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수사당국은 단순 실무진의 착오를 넘어선 지휘부의 정책적 과실 여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인 6월 3일 송파구 일대에서는 투표용지가 고갈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잠실2동, 가락2동, 잠실4동, 문정2동 등을 비롯한 일부 투표소에서는 오후 1시 이후 투표용지가 바닥났다.

 

◆ 미국인 교수 모스 탄 집회서 부정선거 재주장…출국정지 시한 임박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리버티대 교수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이 앞선 토요일(27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올림픽공원 앞 도로에서 열린 부정선거 부정부패방지대 집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동석했다.

 

모스 탄 교수는 집회 마이크를 잡고 “부정선거는 음모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을 지킬 법적 의무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선거 문제를 해결한 뒤 한국의 부정선거 문제도 다룰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은 어떠한 공식 기관에서도 확인되거나 뒷받침된 내용이 아니며 검증되지 않은 개인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모스 탄 교수는 현재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선거 당일 밤부터 시작돼 이튿날인 6월 5일에 본격적인 봉쇄 형태로 전환됐다.

 

이후 25일이 지난 이날까지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봉쇄 자체의 물리적 강제 해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29일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연습용 수류탄이 발견돼 경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