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적통 논쟁’으로 옮겨붙고 있다.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을 계기로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누가 민주당의 역사와 정신을 온전히 계승해 온 ‘적자’인지를 놓고 당권 주자들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가 검찰개혁을 고리로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하자, 비당권파는 2007년 대선 당시 정 전 대표의 행적까지 소환하며 맞불을 놨다. 정 전 대표가 자신을 ‘노무현 키즈’로 부각하는 것이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이른바 ‘후단협 전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비당권파도 정 전 대표의 과거 행보를 문제 삼으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단순한 과거사 공방을 넘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정통성과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달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을 갖기로 하면서 여권 내부 갈등 관리에도 변수가 생겼다.
◆“鄭, 盧 장례식 못 가” VS “허위사실”
민주당 전당대회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정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등을 져 장례식에 못 갔다”며 “(경쟁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공격하려고 적통을 따진다면 다른 분은 몰라도 적어도 정 전 대표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을 ‘노무현 키즈’라고 규정하고, 여러 차례 검찰개혁안을 놓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떠올린다”며 ‘친노 성향’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당시 친노진영과 불편한 관계였던 정동영 대선 후보를 도운 바 있다.
◆李·文 1일 회동… 갈등수위 내려갈까
이 대통령이 다음 달 1일 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갖기로 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둔 여권 내부 갈등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민주당 원내대표단과도 만날 예정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필요하다면 민주진영 내에서의 정치적 통합 문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두 분 대통령이 조롱과 멸시를 함께 경험했던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돼서도, 확대돼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양측 극성 지지층이 ‘문조털래유’, ‘한강새똥돼주길’ 등 표현으로 서로를 비난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문계 인사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유 작가를 겨냥해 “2024년 총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매국노, 유사불량품, 역겹다 등 한 정치인의 과거 말이 회자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유 작가께서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나 잘하라’며 혐오 내용을 지적하지 않았다”며 “‘문조털래유’는 쓰면 안 되고, 매국노·수박 이런 건 해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당원들 대부분은 혐오의 말로 둘 중 하나를 강요하는 지금의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