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악의 정치 개입” vs 與 “기업이 최적지 선택” [3대 메가프로젝트]

정치권 ‘반도체 클러스터’ 격돌

野 “당청, 토지 보유 현황 공개하라”
與, 기업 멱살 발언 놓고 “가짜뉴스”
靑도 “과도한 정치적 해석” 반박
이정현 “단군 이래 최대 기회” 환영

청와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여야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여당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전략적 투자라고 엄호한 반면, 야당은 “최악의 정치 개입”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광주·전남에 반도체 공장이 가는 걸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서로 경쟁하는 두 대기업이 동시에 같은 입지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관치 개입에 따른 억지 결정임을 가리킨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영상 시청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 반도체 공장은 수많은 땅 부자를 양산할 것이다. 이 중 정부·여당 인사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냐”며 “이 정부 공직자와 민주당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방의원, 당직자 등은 즉시 호남 관련 토지 보유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구자근·이인선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지역 정치인들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의 고유권한을 정부가 침해했다”며 정부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면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플래카드를 걸고 싶을 정도로 반가운 소식”이라며 “단군 이래로 호남으로서는 최고, 최대의 도약 또는 발전의 기회”라고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유치 비판을 “악질적인 흑색선전”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의 “대통령과 청와대가 (기업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등 발언을 겨눠 “터무니없는 가짜뉴스 살포다. 제정신이냐”고 질타했다. 한 직무대행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풍부한 용수, 대규모 부지, 정주 여건을 종합해 최적지를 선택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본능”이라며 “세상만사를 구시대적인 당리당략과 소모적인 정쟁으로만 바라보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청와대도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고 맞받았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의 ‘기업 팔 비틀기’라는 지적에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업이 수십년을 보고 투자한다”면서 “이재명정부의 남은 기간은 4년인데 (그 기간) 팔 비튼다고 가겠느냐. 경영적 판단이 우선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은 1차 투자계획인 것이고, 삼성과 SK는 추가 투자계획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도 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