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 양도세 완화’ 여론 높아도 양도세 강화 배경은…정책 신뢰성 중시 기조 때문

올해 세제개편안 발표를 한 달 정도 앞두고 부동산 세제가 어떤 방향으로 발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현재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어떤 방식으로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거래세 성격의 양도소득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유세를 올리되 양도세는 완화하는 게 정공법이란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한 데서 보듯이 일단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양도세 역시 일정 부분 정상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 강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29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현재보다 보유세가 강화될 것이란 예측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다주택자는 물론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똘똘한 한 채 규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초고가 1주택자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 등이 두루 논의되고 있다. 개인 2주택 이하 보유자의 종부세 세율은 2021∼2022년 0.6∼3.0%로 인상됐다가 2023년 이후 0.5∼2.7%로 인하된 바 있다. 특히 10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6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나 90%로 올리는 방안도 선택지에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보유세를 높이려는 건 투기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보유세 강화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투기적 수요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제 혜택을 ‘거주’ 중심으로 바꾸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5∼10년 20%, 10∼15년 40%, 15년 이상 50% 등 보유기간에 따라 혜택을 주는 종부세 장기보유 세액공제도 손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보유세와 함께 양도세 역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됐다. 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중 보유분에 대한 혜택(최대 40% 공제)도 줄어들거나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물량 공급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국회 측)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학계나 시장에서는 보유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거래세 성격의 양도세를 완화해야 집값이 안정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비용이 늘어 초과보유 주택을 매도할 유인이 발생해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고, 잠재적 구매자들도 구매를 꺼려 수요 측면에서도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양도세가 강화되면 가격이 오른 자산 보유자가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이른바 ‘동결효과’가 발생해 거래량이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뛸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양도세를 강화하려는 건 정책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정책의 신뢰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단 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가 개편된 뒤 점진적으로 양도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지 얼마 안 돼서 다시 완화하는 건 맞지 않은 측면이 있어 정부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양도세 완화 카드가 올해 연말쯤 나온다면 내달 세제개편안에서는 보유세 인상을 생각보다 많이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