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도' 펄펄 끓는 파리…루이비통 패션쇼 '8m 인공폭포'에 뭇매

프랑스 파리가 역대급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패션위크 행사를 위해 대형 인공 폭포를 설치했다가 수자원 낭비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26일(현지 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 23일 파리 시테 유니베르시테(국제대학촌) 야외에서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브랜드 디자이너인 퍼렐 윌리엄스의 '2027 봄·여름 남성복 패션쇼'를 개최했다. 루이비통은 이 쇼의 배경으로 모래가 깔린 런웨이 뒤편에 8m 높이의 거대한 인공 폭포를 세웠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루이비통 2027 봄·여름 남성복 패션쇼에서 한 모델이 의상을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프랑스 전역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물 부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 같은 대형 수자원 조형물이 등장하자, 현지 주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었다. 특히 고급 패션 브랜드가 매년 1만2000명의 학생이 거주하는 공공 주거 단지를 상업적 이익을 위해 사유화했다는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현지 반응은 싸늘하다. 멜로디 토놀리 파리 부시장은 "폭염 속에서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며 진행된 이번 행사는 시민들에게 큰 상실감과 잘못된 메시지를 심어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대학촌 주민들 역시 임대료를 내고 살면서도 루이비통 행사 때문에 시설 이용을 제한받고 일상을 바꿔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학생 에마 켈러는 "우리가 처한 주거 환경과 루이비통이 방금 만들어낸 화려한 무대를 보면 완벽한 모순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파리는 지난 24일 6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인 40.9도를 기록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후 더위를 피하려다 익사한 사람만 최소 55명에 달하며, 병원 시설 포화 상태로 인해 공공장소 음주 금지령이 내려지고 프라이드 축제 일정까지 변경을 명령받는 등 폭염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한편 퍼렐 윌리엄스는 지난 2023년 루이비통 데뷔 쇼 당시에도 루브르와 노트르담 인근의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를 통째로 폐쇄해 공공장소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