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최근 나흘간 국지적 충돌을 뒤로 하고 중재국 카타르 도하로 각각 대표단을 보내면서 일단 대화 재개를 위한 불씨를 되살리게 됐다.
양측은 당장 회담이 성사될지, 고위급 접촉으로 확대될지 등을 놓고는 엇갈린 발언을 쏟아내며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외교 창구를 닫지는 않으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회담을 요청해왔다"며 30일을 도하 회담 날짜로 못박았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종전 MOU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을 하는 와중에 지난 25∼28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을 벌이며 종전 협상을 시험대에 올려왔다.
반면 이란 측은 MOU에 따른 60일간 최종 담판을 도하에서 개최한다는 미국 측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날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번 주에 미국과 실무회담을 할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향후 며칠간 미국과의 종전 합의 후속 협상 계획이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곧 도하에서 어떤 형태로든 접촉할 가능성이 속속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30일 도하에서 미국과 이란이 회동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앞서 스위스에서 열린 양측의 실무 회담과 달리 이번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와 긴장 완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로이터가 인용한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과 이란의 실무진이 오는 7월 1일 카타르 및 파키스탄의 중재자들과 각각 따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의 바가이 대변인도 "이란 전문가 대표단이 이번 주 카타르 도하에 파견될 예정"이라고는 확인했다.
다만 그는 "이란 대표단의 카타르 방문은 양해각서 제11조를 포함한 조항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미국 대표단의 방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카타르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은 나흘간 이어진 무력 공방을 멈추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종전 MOU가 무력화할 위기는 넘겼다.
실무 협상이 재개되면 MOU에 명시된 후속 협상의 선결 조건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이행하기 위한 타협책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합의로 완전히 재개방되는 듯했던 호르무즈 해협은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다시 긴장감이 높아졌다.
양측의 회담을 앞두고 해협에서는 제한적이나마 선박의 통항은 이어지고 있다.
선박 추적 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날 상업용 선박 20여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해협을 통과한 선박에는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는 유조선 6척과 화물선 8척,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유조선 5척과 화물선 6척이 포함됐다.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은 최근 며칠간 비슷하게 제한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쟁 전에는 하루 평균 약 110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행과 후속 협상이 위태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을 향해 무력 위협을 경고하며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틀 내에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또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격 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카츠 장관은 이란과의 전쟁이 재개될 수 있는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끝났다고 판단하고 공습 재개를 원하는 경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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