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폭행당한 뒤 흉기를 갖고 돌아다녔다는 이유만으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폭행, 재물손괴, 주거침입,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우범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5)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그해 5월 자신에게 금전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수를 때리고(폭행), 형수 소유인 항아리 뚜껑을 던져 깨뜨린 혐의(재물손괴) 등도 있다.
A씨는 1·2심에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A씨가 불복해 열린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A씨의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폭력행위처벌법 7조(우범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供用·준비해뒀다가 씀)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제공 또는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대법원은 "이 조항에서 위험한 물건의 '휴대'라 함은 범죄 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위험할 물건을 소지하는 것을 말한다"며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에 A씨가 폭력행위처벌법 중 어떤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식칼을 휴대했는지에 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2심)에 이르기까지 그에 관한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다며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이 A씨의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부분을 나머지 유죄 부분과 경합범으로 보고 하나의 형을 선고했기 때문에 대법원은 2심 판결을 전부 깨고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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