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7 로닌’을 연출한 미국 영화감독 칼 린시가 넷플릭스 제작비를 개인 용도로 유용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는 법원에 그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제드 라코프 판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린시에게 징역 30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넷플릭스에 1100만달러(약 170억원)를 배상하고, 외래 정신건강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약물을 멀리할 것을 명령했다.
린시는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 넷플릭스로부터 SF 시리즈 ‘화이트 호스’ 제작을 위해 지원받은 자금 가운데 1100만달러를 제작이 아닌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유죄 평결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제작비 상당액을 개인 증권 계좌로 옮겨 고위험 주식 옵션과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이후 남은 자금으로 캘리포니아와 스페인의 5성급 호텔에 머물고, 페라리 1대와 롤스로이스 5대, 명품 의류와 가구 등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넷플릭스는 린시가 제출한 기획안을 높게 평가해 총 4400만달러 규모의 제작비를 지원했지만 프로젝트는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다. 회사는 린시의 행동이 점차 불안정해졌다고 판단해 2021년 초 제작을 중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린시 측은 경력에 대한 압박과 이혼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어려움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리브스도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리브스는 린시를 “자기파괴 성향이 있는 비범한 예술가”라고 표현하며 자비로운 판결을 요청했다. 그는 “나는 이 사건의 세부 내용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 칼에 비춰볼 때 이번 형량이 자비와 관용, 그리고 정의를 함께 고려한 방향으로 결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약물 오남용과 그 밖의 문제로 그의 정신건강이 악화됐고, 이것이 자기파괴적이고 과대망상적인 행동을 증폭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지만, 법원은 결국 실형을 선고했다.
린시는 2013년 리브스와 호흡을 맞춘 판타지 액션 영화 ‘47 로닌’으로 장편 데뷔했다. 그러나 이후 야심차게 추진했던 넷플릭스 프로젝트가 횡령 사건으로 마무리되면서 감독 경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