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구리·기흥 '삼중 규제'…"이미 너무 올라" 뒷북 지적도

규제지역 종전 수도권 37곳→40곳으로 늘어…풍선효과 차단 노려
동탄·구리 상반기 거래량 작년 대비 2배로 늘고 실거래가 10∼11% 뛰어
규제지역 정량요건 연속 충족에도 지정 늦춰…"투기수요는 감소 전망"

정부가 구리시와 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 등 3곳을 '삼중 규제'로 묶은 것은 지난해 10·15대책 이후 이들 비규제지역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투자수요가 유입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고액 성과급 호재까지 겹치며 거래량이 급증하고 아파트값도 단기 급등하면서 주변 지역으로 또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최근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규제지역 효력은 7월 1일부터 시작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31일까지 지정된다. 사진은 30일 경기 화성시 동탄구 일대의 모습.

그러나 이들 지역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격 상승폭이 컸음에도 정부가 지방선거 등을 의식해 규제지역 지정 시기를 늦춘 게 아니냐는 '뒷북 규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추가 규제지역 지정으로 수도권 '삼중 규제' 지역은 지난해 10·15대책에서 지정한 서울 25개 구 및 경기도 12곳 등 37곳과 이번 3곳을 더해 총 40곳으로 늘었다.

정부가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동탄·구리·기흥은 올해 들어 비규제지역 풍선효과에다 반도체 고액 성과급·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개선·정비사업 추진 등 각종 호재가 겹치며 아파트값이 급등한 지역이다.

현재 규제지역 지정 정량요건 가운데 조정대상지역은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경우,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초과하는 필수요건을 충족한 곳 중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하는데 이들 3곳은 최근 연속 이 기준을 뛰어넘었다.

지난 3∼5월 경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로, 조정대상지역은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집값 상승률이 1.79%, 투기과열지구는 2.06% 이상이면 지정 대상이다. 이 기간 화성 동탄 집값은 3.85%나 뛰었고, 구리는 3.53%, 기흥은 2.57%가 각각 오르며 필수요건을 충족했다.

특히 최근 과열 양상이 심화한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고액 성과급 지급 결정과 광역급행철도(GTX) 교통 호재로 주택 수요가 급증해 올해 2월 상승률이 0.78%에서 3월 1.10%, 4월 1.13%로 커지더니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타결이 이뤄진 지난달에는 1.57%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달 셋째주 조사에서는 동탄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2%에 달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고, 집주인의 계약 해제 요구도 크게 증가했다.

서울과 인접한 구리시는 지난해 10·15 대책에서 빠진 작년 11월부터 1.11% 올라 1%대의 상승률이 지속됐고, 동탄도 구로 행정구역이 분리된 올해 2월부터 월 1%대 상승이 지속됐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집값이 이미 지난해 10·15대책의 풍선효과로 인기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수억원씩 급등하고, 갭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뒷북 규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화성 동탄구는 상반기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가 작년 7억1천276만원에서 올해는 7억9천419만원으로 8천만원 이상(11.4%) 상승했고, 구리시는 같은 기간 6억3천617만원에서 7억475만원으로 7천만원 가까이(10.8%) 올랐다.

이들 지역은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거래량도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30일 신고 기준) 화성 동탄구의 거래신고건수는 총 6천711건, 구리시는 2천322건으로 각각 작년 상반기(3천173건, 986건) 대비 각각 112%, 135% 늘었다. 올해 6월 거래량은 아직 신고 기한이 다음달까지로 한 달 더 남았음에도 이미 작년 동기 거래량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용인 기흥구도 올해 상반기 4천667건이 신고돼 작년 동기(2천739건) 대비 70%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신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구리시에서 거래된 아파트 2천166건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외지인이 매수한 경우는 999건으로 46.1%에 달했다.

이번에 지정된 동탄 등 3곳은 지난달에도 이미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했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작년 10·15대책 발표 후 일부 비강남과 수도권에서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불만이 제기된 가운데 6월 지방선거와 지난 29일 반도체 벨트를 종전 수도권에서 서남권으로 확대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등을 앞두면서 규제지역 지정이 늦어진 게 아닌가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량 요건 중에서도 청약 경쟁률이나 인허가 공급 상황 등 선택요건도 함께 고려하고,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등 이슈가 있어서 전체적인 시장 흐름 고려하면서 모니터링 한 결과 이번에 지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6개월마다 열리는 규제지역 지정 유지 여부 심사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어 신규 지정도 이 일정에 맞추면서 이달 29일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30일에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규제지역 지정이 늦어지면서 일단 거래는 주춤하겠지만 가격 안정 효과에 대해서는 시장이 의견이 엇갈린다.

화성 동탄구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규제지역 지정 소문이 돌면서 이달 중순부터 거래가 거의 안됐다"며 "내달 토허구역 지정 이후부터 매수세는 더욱 위축되겠지만 동탄은 반도체 기업 실수요도 탄탄해서 가격이 크게 꺾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