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반(反)장동혁 성향의 인사들을 겨냥한 징계를 재개할 조짐을 보이면서 당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멈춰 섰던 윤리위가 내달 6일 전체회의를 소집하면서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오세훈 서울시장 측 등 비당권파 의원들은 부당한 징계 정국이 현실화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일제히 반격에 나설 태세다.
국민의힘은 이날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어제 공개된 강명구 조직부총장의 핸드폰 문자 메시지 내용은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받은 의견 중 하나일 뿐"이라며 "당 공식 입장이 아니며 해당 의원의 입장과도 무관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본인이 징계받아야 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징계한다는 것"이라며 "이미 배현진 의원이나 김종혁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법원에서 무력화됐다. 또다시 징계하면 법원이 다른 논리로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진종오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 행동은 국민들에게 반하지 않은 행동이었다"면서 "보수 재건의 씨앗을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지도부가 민심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징계가 본격화하면 지도부 일원으로서 막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채널A에 "저는 사퇴할 생각이 언제든지 있지만 사퇴 못지않게 지도부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징계 정국이 진짜 시작되면 이런 부분을 저지하는 것도 제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현재 당권파가 주류여서 우 최고위원이 반대표를 던진다 해도 징계안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최소한의 견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리위가 징계안을 의결하면 탈당 권유·당원권 정지·경고까지의 징계는 열흘의 재심 청구 기간을 거쳐 최고위 의결 없이 확정된다. 다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의 경우 최고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중진들도 징계 움직임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내놨다.
4선 안철수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유튜브에서 "명백하게 잘못됐다"면서 "본인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을 징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일대일로 만나 설득하는 게 당대표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대안과미래 소속인 3선 송석준 의원은 MBC TV에 출연해 "너무 뜬금 없고 당을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황당한 선택"이라면서 "박준태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제게 아주 무례하고 품격 떨어지는 언사를 했지 않느냐. 비례 초선 의원의 잘못됨을 꾸짖고 징계까지는 아니어도 바로잡아야 할 장 대표가 오히려 같은 목소리를 내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의원총회에서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 의원은 지도부를 비판하는 송 의원을 향해 "나가서 하시라고요"라며 언성을 높인 바 있다.
비당권파는 장동혁 대표의 우군으로 평가되는 극우 유튜버 고성국 씨 등에 대한 징계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시당 윤리위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게시하자고 주장한 고 씨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당사자인 고 씨가 이의를 신청함에 따라 당헌·당규상 이 문제는 중앙당 윤리위로 넘어갔다. 선입선출 원칙에 따르면 고 씨에 대한 징계 논의가 친한계 징계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비당권파의 주장이다.
'고성국 징계안'은 장 대표가 지난 3월 12일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논의를 하지 말아 줄 것을 윤리위에 요청한다"고 한 이후 계류된 상태지만, 친한계에 대한 징계 움직임과 맞물려 당의 향후 노선을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는 독립기구인 윤리위의 의사결정 과정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무감사위나 윤리위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오는 4∼5일 누적된 징계청구 목록을 점검한 뒤 6일 전체회의에서 접수된 징계안들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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