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끼 상차림서 찾은 ‘K푸드의 뿌리’

국중박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
韓 식문화 유산 등 684점 전시

낡은 도마 위에 굴비 한 마리가 놓여 있다. 박수근의 1952년작 ‘도마 위의 굴비’는 거창한 잔칫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끼니를 준비하는 손길이다. 그 곁에는 3∼4세기 부산 기장군 고촌리에서 나온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도마가 놓인다. 1700년 가까운 시간을 건너 마주한 두 전시품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이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압축한다.

김홍도, ‘단원풍속도첩’ 중 ‘주막’.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1일부터 10월25일까지 한국 식문화를 종합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51개 기관이 협력해 488건 684점의 전시품을 모은 대규모 전시로, 보물 5건 5점과 국가민속문화유산 2건 6점도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의 식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세계적 트렌드가 된 K푸드의 뿌리를 특정 음식이나 유행하는 메뉴가 아니라 일상의 밥상에서 찾는다. 김치와 장, 나물, 국, 밥처럼 익숙한 음식과 조리 방식은 자연이 내어준 재료를 계절에 맞게 거두고, 저장하고, 발효하고, 함께 나눠 먹어 온 생활의 결과다.



1부 ‘삶과 함께 한 우리 밥상’은 밥과 국, 반찬이 어우러진 한식 상차림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따라간다. 청동기시대 불탄 볍씨, 백제 무령왕릉의 숟가락과 젓가락, 조리서 ‘시의전서’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이 쌀과 식사 도구, 상차림의 역사를 보여준다. 김홍도의 ‘주막’과 ‘새참’, 김득신의 ‘강가에 모여 먹고 마시다’ 등은 밥상이 공동체의 장면이었음을 전한다.

2부 ‘자연이 빚은 우리 밥상’은 자연이 내어준 식재료와 이를 다루는 방식을 살핀다. 허균의 ‘도문대작’은 17세기 팔도 별미를 기록한 미식 자료이고, 윤용의 ‘나물 캐기’와 박수근의 ‘봄’은 나물이 계절을 맞이하는 감각이었음을 보여준다. ‘동국세시기’, 3∼5세기 불탄 콩 덩어리, 16세기 조리서 ‘주초침저방’ 등은 저장과 발효, 양념의 문화를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