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부정수급 의심 사례는 총 242건, 346억3700만원에 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가족의 돌봄 부담이 큰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제도가 몇 해 전 도입됐지만, 현장에서의 체감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도전 행동’이 심하고, 일상생활 수행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에 심각한 제약이 있어 개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 2024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 전문인력 부족 등 시스템 미흡으로 통합돌봄이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증세가 심할수록 외부 도움이 절실한데 외려 기피 대상이 되는 등 현실의 벽이 높아서다. 보다 실효적,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계일보 심층기획 보도를 보면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60대 이상 부모들이 폭력적 성향을 가진 자녀들로부터 폭력에 시달리고, 심지어 목숨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세계일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 4명 중 1명이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데 주 70시간 이상을 쓰고 있다. 이같이 과도한 돌봄노동으로 인해 70% 이상이 수면 장애를 호소했고, 30% 가까이는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다. 자녀의 도전 행동에 최근 1년 내 상해를 입었다는 부모가 절반을 넘었다. 오죽하면 “죽어야 끝나는 돌봄”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겠나.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탈(脫)시설 기조 때문에 기존 발달장애인 거주 시설이 축소되거나 신규 입소가 제한되고 있다. 이들이 거주하면서 치료받을 곳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최중증 발달장애인 6만명 중에서 23%만이 개인별 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어렵게 서비스를 받더라도 양질의 관리를 기대하기 힘들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들은 40시간 의무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 실습 10시간을 하면 자격이 주어진다. 이들은 장애 특성과 대처법을 숙지하지 못한 채 일을 하다 어려움에 부딪히면 그만두기 일쑤다. 특화된 활동지원사 양성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이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게 국가의 책무다. 일본은 부모가 돌봄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주거시설을 집에서 장애인 공동거주시설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는 통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장애 정도에 따라 활동지원사 2∼3명을 붙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복지부는 하반기에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종합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정부와 지역사회가 적극 나서 맞춤형 돌봄체계를 촘촘하게 짜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