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회원·비회원 38개국을 상대로 실시한 ‘중앙정부 신뢰도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6위를 차지했다. 2007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로, 15위였던 직전 조사 때보다 9계단 상승했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6 OECD 공공부문 신뢰도 조사(OECD Survey on Drivers of Trust in Public Institutions)’ 결과를 발표했다.
OECD가 2007년부터 격년으로 실시하는 이 조사는 각국 정부의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민들의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과 함께 공공서비스 경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인식 등 정부 신뢰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까지 폭넓게 조사한다.
지난해엔 OECD 회원 33개국과 루마니아·브라질·크로아티아 등 비회원 5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가별 국민 약 2000명이 온라인 설문에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9~11월 실시됐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정부 신뢰도는 51.0%로 집계됐다. OECD 33개 회원국 평균(40.1%)보다 약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2023년 실시돼 2024년 발표된 직전 조사 땐 37.2%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14%포인트 올랐다. 당시엔 OECD 30개 회원국 평균치(39.3%)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OECD의 중앙정부 신뢰도 조사는 가중치를 0부터 10까지 두는데, OECD에선 6~10을 선택한 응답자가 정부를 신뢰한다고 본다”면서 “설문에 응답한 국민 51%가 우리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2007년 OECD의 첫 조사 당시엔 우리 정부의 신뢰도는 24%로 31위에 머물렀다. 이번과 비슷하게 30여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2017년 24%·32위, 2019년 39%·22위, 2021년 45%·20위로, 정부 신뢰도가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2023년엔 37.2%로 뒷걸음질쳤으나 순위는 15위로 올랐다.
이번 조사 주요 문항별로는 정부의 인공지능(AI) 활용과 관련된 ‘개인 맞춤 서비스 제공 가능성’(59%)이 38개국 중 2위에 달했다. 또 ‘공청회 등 국민 의견수렴 결과의 정책 반영 가능성’(43%)이 3위, ‘민원에 따른 서비스 개선 가능성’(52%)은 4위를 기록했다. ‘행정 서비스 만족도’(79%)와 ‘의료 시스템 만족도’(74%)도 높아 나란히 5위를 차지했다.
반면 ‘개인정보가 정당한 목적으로만 사용될 가능성’(47%)과 ‘교육 시스템 만족도’(51%)는 각 23위에 그쳤다. 개인정보 관련 응답은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따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가별로 보면 스위스가 61.6%로, 이번 정부 신뢰도 조사에서도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때도 61.9%로 1위였다. 스위스에 이어 아이슬란드(59.4%), 노르웨이(56.7%), 룩셈부르크(54.7%), 멕시코(53.0%)가 각 2∼5위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46.0%로 11위다. 이어 선진국인 프랑스(22.2%)가 36위에 그친 점이 눈에 띈다. 프랑스는 직전 조사 대비 가장 많은 15계단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은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신속한 국정 운영 정상화와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정부 노력이 국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