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26일째…경찰에 침뱉고 욕설한 ‘분홍열사’ 구속

시위 관련 139명 수사 확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경찰에게 침 뱉은 ‘분홍열사’ 김씨.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26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 장기화 속에 현장에서 연습용 수류탄이 발견되어 경찰이 소지자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 현장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한 40대 여성이 이번 시위와 관련해 처음으로 구속 송치되었다. 경찰이 불법행위로 수사 중인 인원은 총 139명으로 늘어났다. 사태의 원인인 투표용지 부족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강제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현장서 뇌관 없는 연습용 수류탄 발견 및 20대 남성 조사

 

서울 송파경찰서는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 연습용 수류탄을 반입한 2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총포화약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군 복무 중 쓰레기장에서 연습용 수류탄을 습득했다. 그는 지난 4월 전역할 때 이를 가방에 넣어 보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A씨는 최근 개표소 봉쇄 시위에 자원봉사자로 합류했다. 그는 해당 수류탄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장난을 치다가 분실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분실된 물품은 전날 정오쯤 다른 자원봉사자가 출입문 인근에서 발견했다. 실제 수류탄을 의심한 자원봉사자의 신고로 경찰이 상황을 인지했다.

 

경찰 확인 결과 해당 물체는 기폭장치인 뇌관이 제거된 연습용 수류탄이었다. 경찰은 A씨를 인근 관서로 임의동행하여 구체적인 습득 및 분실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습용 수류탄 습득과 소지가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를 거쳐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경찰관 폭행 및 시설 진입 방해 참가자 사법처리 본격화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참가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본격화했다. 지난 23일 시위 현장을 관리하던 경찰관에게 이름을 묻고 침을 뱉은 40대 여성 김씨는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전날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되었다. 이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검찰로 송치된 첫 사례다.

 

김씨는 한국 경찰인지 확인하겠다며 현장 경찰들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그는 경찰 가족들에 대한 욕설을 한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되었다.

 

김씨가 분홍색 치마를 입고 춤을 추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소셜미디어(SNS)에 유포되었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그를 ‘분홍열사’로 부르기도 했다.

 

체육단체 직원들과 선수들의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은 참가자들도 차례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하려는 대한체육회 직원들을 가로막은 30대 남성은 전날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출입구 문고리를 잡고 대한체육회 측의 진입을 홀로 저지해 온라인에서 ‘올다르크’로 불린 30대 여성도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다. 경찰은 성조기를 두르고 잠실 개표소 출입을 2시간가량 원천 차단한 이 여성의 신원을 특정했으며 업무방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 시위 관련 불법행위 58건 포착 및 139명 수사망

 

서울경찰청은 전날까지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와 연관된 불법행위 58건을 포착하고 총 139명을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58건 중 1건은 종결되었고 57건은 현재 진행 중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과 협박 그리고 모욕 혐의가 44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43건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관을 향한 공무집행방해 및 모욕 사건은 11건이 접수되었고 이미 1명이 구속 수감되었다.

 

현장 취재 언론인을 폭행하거나 취재를 방해한 사건도 3건 접수되어 총 6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인터넷 게시글 286건에 대해서도 관계 기관에 삭제와 차단을 요청했다.

 

봉쇄 장기화는 체육계와 문화계의 심각한 업무방해 피해로 확산되었다.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의 올림픽공원 시설 출입을 막은 혐의를 받는 9명 중 2명의 신원이 경찰에 특정되었다.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벌어진 불법 수색 사건과 관련해서도 피의자 5명이 확인되었다.

 

봉쇄가 26일째 계속되면서 스포츠 훈련 일정 차질과 공연 기획사들의 금전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시설 정상 운영을 가로막은 데 대한 대규모 민사 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 논란 및 검경 합동수사본부 강제수사 가속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5일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문제에서 촉발되었다. 자유와혁신 등 관련 단체 회원들은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의 8개 출입구를 원천 봉쇄했다.

 

이들은 내부 선관위 직원들의 퇴장을 물리력으로 제지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사태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자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시 선관위 소속 3명과 송파구 선관위 소속 9명을 포함해 총 12명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의 핵심 쟁점은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수량을 산정할 때 적용한 인쇄 하한선 설정 기준으로, 합수본은 선관위가 인쇄 물량을 실제 선거인 수에 비해 지나치게 적게 산정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