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출범하는 민선 9기 경기도가 도정 최우선 개혁의 방향으로 일터의 안전망 확보와 노동권 보호를 내세웠다. 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가 보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도출한 120대 정책과제 가운데 1호 제안으로 ‘지방노동감독관 신속 도입’을 올리면서 곧바로 인력 채용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경기준비위 1호 제안에 발맞춰 다음 달부터 170명 규모의 지방노동감독관(옛 근로감독관) 채용에 들어간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12월 시행을 앞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에 따른 조치다. 도가 전국 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서 7월에 7급 공채 시험 공고를 낸 뒤 9급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앞서 제도 연착륙을 위해 시·군 행정 인력의 도 전입 공고를 냈고, 조만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 등 법적·제도적 인프라 정비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30인 미만’ 영세 일터 잔혹사 끊는다…사각지대 전담
추미애 도지사 당선인이 조기 도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2년 전 일어난 참혹한 비극이 자리한다. 추 당선인은 지난 24일 23명의 노동자가 숨진 ‘화성 아리셀 참사’ 2주기를 맞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넘어, 현장을 바꾸는 실천으로 안전을 바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도내 노동 환경은 양적 성장과 비교하면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불감증이 한계 수치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지역 산업재해 피해자는 3만7972명, 사망자는 438명에 달했다. 이 중 291명(66.4%)의 사망자가 관리 감독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새로 도입되는 지방노동감독관들은 특별사법경찰관 지위를 부여받아 정부 감독의 손길이 닿지 않던 소규모 영세 일터를 집중적으로 감독한다. 도는 상하수도 맨홀 작업장이나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고위험 사업장에 이들을 전면 배치할 계획이다. 채용된 인원들은 고용노동교육원에서 12주간 전문 교육을 이수한 뒤 현장에 투입된다. 지역의 산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도 추가로 받는다.
◆위험의 외주화 원천 차단…임금 직접지급제로 체불 방지까지
도는 노동감독 체계 개편과 함께 ‘추미애표 노동공약’도 거침없이 가동할 방침이다. 우선 사내하청을 둔 산하 공공기관에 경영지침을 내려 노사가 함께 안전 기준을 수립하는 ‘원·하청 공동 산업안전보건위’ 구성을 의무화한다. 경기도가 발주하는 대규모 관급 공사 계약 조건에도 이 조항을 명시해 민간 영역으로의 확산을 유도, 고질적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화성·수원·안양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 중인 ‘고위험 공공시설 중대재해 예방사업’을 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스마트 안전장비를 도입한다. 고질적 임금체불을 차단하기 위해 도 산하 28개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에 ‘임금 직접지급제’를 반영하고,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 협약에도 노동자 계좌 직접 입금 원칙을 못 박기로 했다.
은퇴 후 생계 불안에 시달리는 중장년층을 위해선 기존의 파편화된 행복캠퍼스 등을 3층 구조로 전면 재편한 ‘중장년 일자리 캠퍼스’를 신설, 인턴십 기간을 6개월로 늘리고 안정 지원금을 지급하는 고용 안정책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