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18 비하 구호 논란' 배재고, 광주일고 방문 사과 제안…교육청 “우발적 동조 파악”

고교야구대회 중 ‘5·18 탱크데이’ 논란을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측이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직접 찾아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일고 측은 야구부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사과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배재고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한 교육청은 “일부 선수들의 역사 인식 없는 우발적 동조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30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배재고 이효준 교장은 이날 교육청의 방문조사 자리에서 “야구부 선수들과 함께 광주일고를 직접 방문해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서울교육청으로부터 이 같은 뜻을 전달받은 광주일고 이규연 교장은 “선수들의 의사를 먼저 물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이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강릉 야구 TV’ 캡처

서울교육청는 이날 배재고를 찾아 교장 등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벌였다. 교육청 관계자는 “한 선수가 우발적으로 ‘스타벅스 가야지’란 구호를 외쳤고, 분위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다른 선수들이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조직적으로 준비한 게 아니라, 역사적 배경에 대해 깊은 인지 없이 한 행동으로 파악 중”이라고 했다. 실제 해당 구호는 원래 손 동작과 함께 ‘가야지, 가야지 (목표 대회명) 가야지’ 형태로 팀의 목표를 외치는 고교야구계의 보편적인 응원 방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팀들이 지방 팀 선수단을 야유·조롱하는 용도로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게 야구계 현장의 전언이다.

 

현장에서 배재고 코치진의 즉각적인 제재 조치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시 코치 대부분이 주루에 나가 있어 상황 파악이 늦어졌던 걸로 보인다”며 “8회 공격 종료 후 심판에게 내용을 전달받고 소속 선수들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재고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생활교육위원회를 소집하고 학칙에 따라 관련 학생들을 엄중 처리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배재고 구성원 모두가 깊이 자숙하며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이 교육적 원칙 안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종합적인 재발 방지 및 예방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